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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한 마을, 단전으로 '암흑 천지'

<8뉴스>

<앵커>

고립된 마을들은 해만 지면 암흑 천지로 변합니다. 산사태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민들은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경북 김천의 한 마을에 이병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추풍령 아래의 이 마을은 닷새째 고립됐습니다. 불어난 물에 다리는 끊어졌습니다.

마을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다리가 끊어지자 주민들은 이렇게 비상용 사다리까지 설치해야만 했습니다.

마을 통로도 막혔습니다, 흙더미는 마을 통로까지 밀어닥쳤습니다.

마음만 급할 뿐. 대부분 노인인 주민들 힘만으로는 복구가 그리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산골 마을엔 해가 일찍 집니다. 마을은 금새 암흑천지로 변합니다.

전기가 끊어진 지 닷새째. 냉장고의 음식들은 모두 상했습니다. 가스도 끊겼습니다.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저녁을 준비합니다.

{이갑숙/수재민}
"다른 일은 하지도 못하고, 밥하고... 그것밖에 못하지."

태풍이 지나간 지 닷새.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요즘도 불안합니다.

{정진수/이장}
"밤에 잠을 못 잡니다. 불안해 가지고... 언제 어느 시기에 터질 지 몰라서..."

산사태로 죽을 고비를 넘긴 이 할머니는 아직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옥은/수재민}
"잠도 못잤어요. 이틀간... 남편이라도 있으면 좋았을텐데...혼자서..."

날이 밝았습니다. 복구작업에 마음이 급해 아침은 국수로 때웁니다. 복구의 손길은 아직 이 마을에 닿지 않았고 수재민의 고단한 하루는 또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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