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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사망' 피해아버지, "용서합니다"

<8뉴스>

<앵커>

18년동안 군을 상대로 싸워 마침내 진실을 밝혀낸 고 허원근 일병의 아버지가 모처럼 고향집을 찾았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겠다며 이제 용서를 말하는 이 아버지의 귀향길을 임상범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기자>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진 지난 주 허영춘씨는 모처럼 집을 찾았습니다. 발길은 어느새 아들과 추억이 서려 있는 바닷가를 향합니다. 슬프고 외로웠던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부자가 함께 땀흘려 일구던 김 양식장은 이제는 돌보는 이가 없어 폐허가 됐습니다. 아버지를 쏙 빼닮았던 아들은 바다를 사랑했고 그런 아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허영춘씨/고 허 일병 아버지}
"원근이 위해 많은 것을 투자했는데 이제는 물려줄 사람도 없네요."

밖으로만 나돌았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18년 동안 혼자 가계를 책임졌습니다. 아들을 그렇게 떠나보낸 뒤 어머니는 웃음을 잃었습니다.

{고 허 일병 어머니}
"전쟁터 아니면 다 살아올 줄 알고 영장받고 군대 가는 날도 일하느라고 밥도 안 해 주고..."

허씨는 한켠에 쌓아 두었던 아들의 사진첩을 조심스레 꺼내 봅니다.

진실을 외면하는 세상을 상대로 외롭고도 힘겨운 싸움을 할 때도 흘리지 않던 눈물이 오늘은 왠지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눈물 짓는 대신 아들에게 몹쓸 짓을 한 그 사람들을 용서하려 합니다.

아직 허씨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허영춘씨/고 허일병 아버지}
"억울한 누명을 꼭 벗겨 주겠다는 약속은 지킨 것 같아요. 앞으로 길거리를 함께 헤매던 다른 사람들의 누명도 벗겨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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