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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징용 피해보상금 사기 '기승'

<8뉴스>

<앵커>

일제 강제연행 피해자들이 일본측의 사과와 보상을 받아내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빠른 시일안에 보상금 수천만원을 받게 해주겠다며 유족들로 부터 돈을 받아 챙기는 사기성 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기동취재 2000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신설동의 한 사무실입니다. 징용 피해에 대한 보상문제를 꺼내자 관련 서류와 20만원의 비용을 요구합니다.

{업체직원}
"촌수를 싹 일본말로 번역해야돼. 이거 하는데 8만원이야. 군속으로 분류를 다 해야돼. 돈 백만원쯤 가져야 한 부가 다 돼. 내가 보태서 하는거야."

심지어 강제연행된 적이 없어도 돈을 받을 수 있다고 까지 합니다.

{업체 직원}
"없어도 확인이 안되도 5, 6천(만원)은 나온다니까. 안 간 사람을 넣어도. 엄청나요. 보상 신청한 회원들이 지금"

시아버지가 징용에 끌려 갔던 서울에 사는 60살 김씨도 이 말에 솔깃했습니다.

{김씨/피해자}
"큰소리 뻥뻥치니까 인간이 돈에는 약한 거에요. 서류하는데 돈 좀 들지만 해야겠다."

하지만 실제로 보상을 받을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최봉태/미쯔비시 중공업 손해배상소송 변호사}
"강제 징용됐던 노동자들이 일본에서 임금 소송해서 이긴 적이 없습니다. 현혹되시면 안됩니다."

다시 문제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기자}
"무슨 단체에요?"

{업체 직원}
"태평양 전쟁 생존자..피해자...유족회..."

{기자}
"뭐라구요?"

{업체 직원}
"태평양 전쟁 희생자 유족회..."

{김태선 서울지부장/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우리 유족회를 팔아서, 20만원씩 거둔다.. 돈이 나와있다.. 유언비어가 남발하는데 충청도,전라도 쪽, 서울에서도 들려요.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와요."

이런 단체는 전국적으로 서너 개가 활동하고 이미 수백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수미/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 특별법제정추진위}
"보상을 받게 해주겠다면서 돈을 20만원씩 요구하는 케이스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민족의 아픔을 이용한 몰지각한 행태가 피해자들의 가슴에 또 한번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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