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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가격표시제' 표류

<8뉴스>

<앵커>

월드컵을 앞두고 재래시장의 바가지 시비를 없애기 위해 시행된 가격표시제가 손님과 상인 모두에게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표류하는 가격표시제의 실태를 조지현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의류시장, 가격표시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조금만 깎아줘요. 살게요..."

값을 깎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천원만 깎아주세요."
"현금이시면 천원 빼드릴게요. 바뀌었어요. 월드컵 때문에 나라에서 정찰제 하라 그래서..."

정부는 월드컵을 앞두고 바가지 시비를 없앤다며 서울 남대문과 동대문, 용산, 이태원 등의 26곳을'가격표시 의무시장'으로 지정해 이달초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될리 없습니다. 우선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이미 흥정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상인}
"깎기는 외국손님이 더 깎으세요. 중국분들은 50%,일본분들은 30%씩."

손님은 손님대로 표시된 가격자체를 믿지 않습니다.

{선순애/서울 신당동}
"너무 비싼 것 같으니까 깎죠.깎는 게 재미지."

시행을 맡고 있는 구청측은 상인들의 반발에 밀려 단속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구청 공무원}
"충분한 계도 기간도 두지 않고 단속하면 그 사람들이 가만 있겠어요? 어차피 처리는 우리가 다 해야되는데, 너무 위험 부담이 많죠."

사정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이번달은 지도활동을 강화한뒤 다음달부터 위반업소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표시제를 실시할 경우 세원이 드러나는만큼 정부의 이런 방침이 시행될지는 의문입니다.

시장 실정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추진된 가격표시제는 상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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