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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율 증가에 '이혼 고아' 급증 심각

<8뉴스>

<앵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만 요즘 세태를 보면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합니다. 최근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부모들로부터 버려지는 이른바 '이혼 고아'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한 가정의 문제로 돌리기엔 문제가 심각합니다.

집중취재,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4살인 지혜는 지난 3월 이모의 손에 이끌려 이곳에 맡겨졌습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석달 뒤의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부모가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아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지혜는 벌써 두달째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자}
"엄마 보고싶어요?"

{지혜}
"네"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이혼 건수는 매년 12만여건. 이로인해 해마다 무려 9만 5천여명의 미성년자가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부모로부터 버려지는 이른바 이혼고압니다.

{이정희/서울아동복지센터 소장}
"우리 시설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6,70%는 이혼으로 인해 맡겨진 아이들입니다."

이혼고아가 생겨나는 가장 큰 이유로 무엇보다 현행 이혼제도에 헛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혼 전에 자녀 양육문제 해결을 강제하는 아무런 법적인 정치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오석준/대법원 공보관}
"판사가 양 당사자의 이혼의사확인을 넘어서 아이 문제를 포함한 장래문제에 대해 개입하거나 조언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영국같은 선진국은 다릅니다. 자녀양육 문제에 대해 이혼 당사자들이 이혼에 앞서 구체적인 합의를 하지 못하면 이혼자체가 불가능 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리도 이혼 전 단계에서 자녀문제에 대한 이른바 숙려기간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등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명숙/변호사}
"아이를 누가 키우고 양육비를 얼마주고 면접교섭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법원에서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면 법망에서 누락되는 아이는 없어질 것이다"

이혼은 부부의 자유의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혼 고아들이 겪는 불행은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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