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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소 부는 동장님으로 기억되고파"

<8뉴스>

<앵커>

날마다 음악회가 열리는 동네가 있습니다. 동장의 단소 공연으로 시작된 음악회는 주민들이 동참으로 1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봄 햇살이 가득한 공원에 우리가락이 어우러집니다. 음악에 이끌린 사람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다가와 앉습니다.

산책을 나온 주부도, 아이들도 걸음을 멈추고 장단을 맞춥니다. 어린이집 아이들의 앙증맞은 율동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배형규}
"이 메마른 시기에 노래부르고 아이들 나와서 유희하고 하니, 얼마나 좋겠어요."

무대도 관람석도 없는 공원을 이렇게 음악회장으로 바꾼 사람은 이 동네 동장, 김만수씨입니다. 3년 전 동장에 취임하면서 단소를 배웠고, 점심시간마다 공원에 나와 연습한 가락을 연주했습니다.

단소 가락의 즐거움을 주민들과 나누는 사이 자연스레 동 행정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김만수/양재2동장}
"가끔 여기 나와서 한참 하다가, '거주자 우선주차제 잘 합시다.' 하면, '와!!'하고 박수치거든요, 그것도 하나의 방법 아니냐."

지난 연말부터는 동네 재주꾼들도 하나 둘 용기를 내 공원무대에 올랐습니다. 어느덧 양재 2동 근린공원은 2만 3천여 주민들의 문화마당이 됐습니다.

그러나 김 동장의 음악회를 돌출행동이라며 못마땅해 하는 소리도 있었습니다.

{김만수/양재2동장}
"오히려 얼굴이 얇은 거죠, 우리 속에 있는 내면을 확실히 드러내서 동민들한테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감흥이 더 큰 것 같아요."

김만수 동장은 올 연말이면 정년퇴임합니다. 김 동장은 그러나 영원히 정년이 없는 단소 부는 동네 할아버지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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