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자연재해를 당한 농민에게 정부가 책정한 복구지원비는 단지 그림의 떡입니다. 복구비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표준설계를 따라야 하는데 이것이 전혀 현실에 맞지 않다고 합니다.
기동취재 2000,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20년만의 폭설로 폭삭 주저앉아버린 비닐하우스 단지입니다. 피해액은 3천여가구에 4백38억원.
피해농가를 위해 정부는 국비와 융자금등 모두 4백89억원을 책정했습니다. 농민들에겐 큰 힘이 되는 액수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원된 복구비는 전체의 7.9%인 37억원뿐입니다.
농민들은 왜 복구비를 받지 못했을까. 정부 표준 설계대로 지은 비닐하우스에만 복구비가 지원되기 때문입니다.
표준 설계로 지은 비닐하우스입니다. 일반 비닐하우스와 달리 가로로 받침대가 들어 있습니다. 농민들은 이 가로받침대가 오히려 폭설 피해를 키운다고 주장합니다.
{윤판도/피해농민}
"옆으로 받침대를 5개나 더 대야하거든요. 그러면 (쌓인 눈이)걸려서 안내려와요."
건립비용도 2백평짜리가 백70만원으로 일반비닐하우스의 2배나 됩니다. 가로 받침대때문에 농작물에 물이 떨어져 피해가 나기도 합니다.
표준설계대로 지은 곳도 받침대를 뜯어내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옆에 뜯어낸 받침대가 쌓여 있습니다.
{김 원식/피해 농민}
"물도 맺히고 나중에 철거할 때 일도 많거 힘든 점이 많습니다."
지금 이곳 드넓은 들녘엔 정부 표준설계대로 지은 비닐하우스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데도 정부는 원칙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성주군청 직원}
"성주군 규격에 맞게 해달라고 건의를 하니까 일관성있는 행정 추진을 위해 어쩔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복구비를 지원받지 못한 농민들은 빚을 내 다시 비닐하우스를 세웠습니다. 현지 사정을 무시한 탁상 행정에 자연재해로 멍든 농심이 두번 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