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수입산 활어가 값비싼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을 막기 위한 원산지표시제가 보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노흥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0일부터 활어에 대한 원산지표시제가 시행됐습니다. 그러나 표시를 한 활어 판매점은 한 곳도 없습니다.
{활어 판매상인}
"(원산지표시를 하면)매상이라든가 이득금이라든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덜 찾아 줄 것이고, 시장도 손해고 나도 손해고 개인적으로 다 손해죠."
중국산 홍민어와 국산 참돔은 회로 만들면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식집과 횟집에서는 이점을 이용해서 두 회를 교묘하게 섞어 팔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횟집 주인}
"홍민어를 돔으로 (바꿔) 한 접시 나가면 3-4만원, 두 접시에 7-8만원 이익이 남는데 요새 다 그렇게 안하는 집이 어디 있습니까?"
유통질서가 엉망이 된 데에는 정부부처의 책임이 더 큽니다. 우선 해양수산부의 책임입니다.
수입시권한을 가진 산업자원부와 협의없이 원산지표시제실시를 서둘러 발표하고 심지어 오는 7월부터는 단속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둘째는 산업자원부의 자세입니다. 중국과의 통상마찰이 예상돼 수입산 활어 원산지표시를 할 수없다는 입장입니다.
{염명천/산업자원부 수입과장}
"개방된 경제에 있어서 국제적인 통상문제를 같이 감안해야 하는 것이 정부가 함께 고려해야 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산물의 원산지표시는 시행하면서도 유독 활어에 대해서는 소비자보다 중국이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정부부처의 안이한 탁상행정속에 활어유통량의 절반이 넘는 연간 4만여톤, 천5백억원 어치의 수입활어가 값비싼 국산활어와 뒤섞여 유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