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런 환경미화원이 계십니다. 폐휴지를 모아 판 돈으로 8년동안 80명의 눈을 뜨게 해준 사람이 있습니다. 이분은 환경미화원입니다.
테마기획,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아직 어둠이 깔린 새벽 세시, 김영백씨는 일터인 거리로 나섭니다. 하루 세 번 남산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면, 오후 3시. 고된 12시간의 업무가 끝납니다.
그러나 김씨의 진짜 일은 지금부터입니다. 골목골목, 종이 상자와 폐지가 모아지고, 모은 폐지를 정리하는 일만으로도 저녁시간은 짧습니다.
지난 두달동안 폐지를 모아 번 돈은 90만원, 이 돈이면 백내장 환자 세 사람이 개안수술을 받고 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남경순/79}
"한쪽 눈만 수술했는데도, 세상이 내 세상같아요!"
김씨는 지난 94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알아주지도 않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80년 중동건설현장에서 허리를 다쳤던 김씨, 그러나 신앙의 힘으로 건강을 되찾은 뒤 남을 위해 살아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김영백}
"이렇게 건강하게 해주셨고, 생활할 수 있는 직장 주셨고 이걸로 해서 하는 거니까. 길거리에 늘어진 게 내 개인것도 아니잖아요."
김씨의 성금으로 개안수술을 받은 사람은 벌써 80명이 넘습니다. 넉넉치도 않으면서 남을 돕는 것이 유별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김영백씨는 말합니다.
{김영백}
"자기가 갖고 싶은 거 다 갖고 세상을 더불어 산다는 건 어려운 얘기죠."
폐휴지 10톤을 모아야 30만원 남짓, 한 사람 수술비가 생깁니다. 김영백씨는 앞으로도 수십 수백톤의 폐휴지를 더 모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