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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무인 주차기, 고철 덩어리로 전락

<8뉴스>

<앵커>

서울시의 주차장 현대화 계획은 적어도 최소한 요금계산기에 관한한 공염불이 됐습니다. 40억 넘게 투입된 무인 주차 요금기가 고철덩어리가 됐습니다.

기동취재 2000, 한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내의 노상 주차장입니다. 무인 주차요금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차요금을 받는 관리원이 따로 있습니다.

{주차관리원}
"(기계) 사용이 안되니까, 수기로 해서 돈을 받고 있죠."

주차요금은 한시간에 6천9백원. 5백원짜리 13개와 백원짜리 동전 4개를 넣어야 하지만 이렇게 동전을 준비한 운전자는 없습니다. 동전을 바꿀 곳도 없습니다.

주차요금기에는 주차카드로도 요금을 낼 수 있다고 써 있습니다. 그러나 주차카드는 시판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설치된 기계가 1년이 넘도록 무용지물이 된 것입니다.

서울에 설치된 무인 주차요금기는 모두 630대입니다. 42억원어치가 고철이 될 판입니다.

서울시는 뒤늦게 주차카드와 교통카드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새 카드를 개발하느라 부산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서울시가 지난 99년에 발표한 주차장 현대화 사업 수탁관리업자 모집공고입니다. 버스와 지하철로도 호환되는 주차카드를 함께 쓸 수 있어야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애초부터 카드사용이 안되는 기계를 제시한 업체가 선정됐습니다.

{신만철/서울시 주차계획과}
"선정할 때 이 자체도 거론 안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00라는 회사만 유독 주차카드를 발행해서 관리하겠다고 제안이 들어온거죠."

그러나 서울시의 선정 심사결과 보고서는 다릅니다. 교통카드와 신용카드까지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내놓은 업체들이 눈에 띕니다.

지금 쓰는 교통카드로도 얼마든지 주차요금을 낼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시는 주차운영권을 받은 업체들에게 카드유통회사까지 세우도록 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서울시의 행정으로 주차장 현대화 사업은 표류하고 시민들은 새 카드를 마련해야하는 불편을 겪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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