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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동포 2년째 돕는 '홍길동' 화제

<8뉴스>

<앵커>

한 독지가가 경기도 안산 고향마을에 모여 사는 사할린 동포들을 2년째 돕고 있습니다. 이름도 알리지 않고 묵묵히 선행을 하는 이 독지가를 주민들은 ´홍길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최선호 기자입니다.

<기자>

사할린 동포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안산의 고향 마을입니다. 배추와 무를 가득 실은 트럭이 줄지어 들어 옵니다.

아직 새벽 무렵이지만 주민들이 마중까지 나온 이유는 한 독지가가 보낸 김장 거리기 때문입니다.

고향마을이 생긴 지난해부터 이름도 밝히지 않고 각종 먹거리를 보내오는 이 독지가를, 마을 사람들은 ´홍길동´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박우천/교향마을 주민}
"역사속에 나오는 홍길동 같은 분인데...저희들을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홍길동의 선행은 먹거리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대부분 노인들인 사할린 동포들의 병원비로 써달라며, 매달 수백만원씩 지금까지 1억원이 넘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고향마을 주민 900여명 가운데 2/3 정도가 적어도 한번씩은 홍길동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도움을 받은 주민 입장에서는 한번이라도 만나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동식/고향마을 주민}
"우리는 홍길동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부르기가 좀 애로워요. 우리를 생각해 도와주고 계신데..."

40대 중반에 주거지는 뉴질랜드, 경기도에서 작은 공장을 경영한다는 것 정도가 홍길동에 대해 알려진 전부입니다. 보다 못한 안산시가 홍길동을 수소문했다가 오히려 면박만 당했습니다.

{문양교/안산시 복지사업2팀}
"한사코 이름을 알리지 않으시겠다고, 이름을 공개하면 지원을 끊어 버리겠다는 통에, 그냥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홍길동의 등장은 이웃 주민들의 또다른 선행을 불러 왔습니다. 지역 부녀회를 비롯한 이웃 주민들은 김장에 쓸 양념을 준비해 지난해 부터 고향 마을의 김장일을 책임지고 나섰습니다.

아무런 생색을 내지 않고 묵묵히 마음을 전하는 홍길동의 행동은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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