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조선족, '머나먼 코리안 드림'

<8뉴스>

<앵커>

한달 평균 백여명의 조선족들이 코리안 드림을 향해 목숨을 건 밀항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그토록 원했던 한국은 더 이상 희망과 기회의 땅이 아닙니다.

국내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의 실태를 진송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 5시(17일), 서울 구로동의 인력시장입니다. 하루벌이 건설노동일을 찾는 수백명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에 불법체류 중인 조선족 동포들입니다.

{이모씨(45)/조선족}
"경기는 좋은 편이죠. 대부분 다 일 나가요. 목수, 철근, 적조(벽돌 쌓기) 같은 거..."

하지만 부족한 일감을 빼앗긴다는 생각 때문에 내국인들의 감정은 좋지 않습니다.

{내국인 노동자}
"말을 들어보면 알죠. 말소리가 달라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일은 더 잘하죠.?"
"잘하기는 뭘 잘해... 보내야돼. 다 보내버려야돼."

고된 생활과 내국인들의 냉대 속에서도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행을 택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원모씨(31)/중국동포}
"중국보다 더 많이 받으니까... 옛날에는 한 10배 정도.. 지금은 한 5, 6배 차이가 난다고 보고..."

하지만 불법체류라는 약점 때문에 생활은 곧 고통입니다. 70살이 넘은 이 조선족 할머니는 수도권의 농장에서 1년 넘게 일하고도 임금 5백만원을 떼이고 쫓겨났습니다.

{김모씨(71)/중국동포}
"나쁜 사람이예요.잘 먹지도 못하고 얼마나 눌려 지냈는지...우리 영감이 막 싸우려는 거 저는 말렸죠. (경찰에) 붙들려 갈까봐."

공사장에서 사고로 손가락 2개가 잘린 45살 임모씨는 역시 불법체류라는 약점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손이 굳어가고 있습니다.

{임모씨(45)/중국동포}
"치료도 안되고 있고 어디 가서 일도 못하고...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답답하죠.."

코리안 드림을 쫓아 한국에 온 10만명의 조선족들, 그러나 이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너무나도 먼 현실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