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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에 뉴스를...'사랑의 메신저'

<8뉴스>

<앵커>

앞 못보는 사람들에게 세상을 향한 눈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역시 시각장애인이라고 합니다.

노흥석 기자입니다.

<기자>

{조성재씨}
"시각 장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6일자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미니 오디오에 전화기 한 대, 소박하고 단촐한 조성재씨의 일인 방송국입니다. 시각장애인인 조씨는 낭랑하고 힘찬 목소리로 점자 원고를 읽어 내려 갑니다.

{조성재씨}
"콜레라 같은 경우도 어제(10일)도 21명이 발병했다고 합니다."

조씨는 충실하고 생생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텔레비전 뉴스 청취는 물론이고 매일 아침 방송전에 신문 스크랩을 빼놓지 않습니다.

{조성재씨 아내}
"전국의 고용안정센터가 취업자수 통계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조씨는 아내의 목소리로 신문을 읽습니다. 벌써 8년째입니다. 기사를 골라서 점자를 치면 방송원고가 완성됩니다.

침구사가 본업인 조씨가 대가도 없이 한 달에 20만원씩 전화비를 부담하면서도 전화방송을 놓지 않는 이유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세상을 열어 주는 보람 때문입니다.

{조성재씨}
"여러분이 사서함을 들어 주시는 고마움, 제가 여러분께 뭔가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기쁨 그 것 가지고 하는 것이지 자금에 대해서는 일절 제 개인이 버는 수입을 가지고 운영합니다"

이 방송은 8년전 국립서울맹학교 동문회원들의 전화사서함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하루 청취자가 9천여명에 달합니다.

정보에 목말라 있는 시각 장애인들에게 조씨의 전화사서함은 이젠 없어서는 안 될 요긴한 매체입니다.

{송혜옥/시각장애인}
"우리 시각장애자들은 신문을 못 보니까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 대신 이 방송을 꼭 듣고 일과를 시작하거든요."

조성재씨에게 이 전화방송은 아직 정보화의 초기단계에 불과합니다. 조씨는 50만 시각장애인이 정상인과 다름없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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