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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1년...지역주민은 힘들다

<8뉴스>

<앵커>

강원도 정선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문을 연 지 1년이 다 돼갑니다. 벌써, 2천여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곧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오히려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북새통의 복마전 카지노 24시의 천태만상을 통해 문제점과 나갈 바를 살펴봤습니다.

김문환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오전 8시 30분. 카지노 입구는 벌써 장사진입니다. 카지노로 출근하는 고객 수백명이 북새통을 이룹니다.

자리잡기 번호추첨제까지 도입했습니다.

{카지노직원}
"81번부터 90번까지 입장하세요"

당첨된 고객은 기쁨이 가득합니다.

{고객}
"당첨됐어 오늘. 당첨됐어."

마음이 벌써 콩밭에 가있는 고객은 기다림이 지루한 듯 돈다발부터 꺼내듭니다. 단체관광 온 할아버지들도 빠질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
"총무! 나 입장권 하나 줘"

카지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별천지가 열립니다. 먼저 슬롯머신으로 가봤습니다. 지폐나 동전을 부지런히 집어넣고, 누르거나 당겨봅니다. 이 고객은 운이 좋았는지 잭폿, 크게 터졌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은 옆에 있는 할머니처럼 잃고 맙니다.

{고객}
"10만원인가 다 까먹어 버렸어. 또 한번 해볼까? 하하."

그러나 블랙잭으로 가면 분위기가 심각해집니다. 수표가 왔다갔다 하면서 돈의 액수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곧 희비가 엇갈립니다.

먼저 기뻐하는 사람.

다음 탄식하는 사람.

급기야 기절하는 사람.

{고객}
"갑자기 앞이 안보여"

역시 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객}
"아유, 한 판을 못따네"

전문도박꾼도 꺼린다는 바카라게임은 눈을 의심해야할 정도로 큰돈이 오갑니다.

{딜러}
"얼마예요?"
{고객}
"3백50만원이요."

{딜러}
"어느분이세요?"
{고객}
"2백만원이요."

순식간에 바카라 테이블 전체에 돈다발이 쌓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합니다.

{고객}
"오늘 2백 잃고, 어제는 본전, 며칠 전에 와서는 여기서 2백60,저기서 2백 잃었어."

그러다보니 본전생각이 나 자주오고, 결국 도박중독증에 빠집니다.

{고객}
"여기가 집이고 직장이고. 직장이요, 직장. 오래있는 사람치고 따는 사람이 없어"

이런 도박중독증으로 폐인이 돼 출입정지 조치된 사람만 백여명에 이릅니다.

{카지노 관계자}
"7월 현재 93명이고 계속 늘어요."

폐장시간인 새벽 6시가 가까워오면 열기가 식으며 하나둘 카지노를 빠져나갑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사우나 직원}
"객실이 없으신 분은 이쪽으로 오시죠.여기서 쉬다가 9시에 다시 카지노로 올라가요."

이렇게 고객들이 열성으로 찾아준 덕에 카지노는 지난 6월까지 불과 8개월여만에 천5백33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석탄산업을 대신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카지노 설립취지는 공염불이 돼버렸습니다.

{주민}
"아이고, 카지노 들어오면 좋다고 했는데 아휴 정말안돼."

{주민}
"여관하고 택시는 났지만 하나도 나은게 없어"

까닭은 이렇습니다.

{주민}
"거기서 놀다가 끝나고 가니까 별볼일 없지"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간단합니다.

{주민}
"카지노에서 돈벌었으면 여기 지역에도 투자했으면 좋겠는데"

그러나, 카지노측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카지노 관계자}
"회사이익을 나눠주면 주주들이 가만히 안 있죠."

그러나, 카지노 주식의 51%를 정부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말 지금보다 4배나 큰 새카지노를 이웃 탄광도시에 또 개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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