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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기획] 사랑의 교통 파수꾼

<8뉴스>

<앵커>

이런 편지 받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교통법규 위반차량 운전자를 찾아 신고 대신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테마기획, 이재철 기자입니다.

<기자>

도심의 한 횡단보도 앞, 교통 위반자들에게 어김없이 교통 파수꾼 최순정씨가 나타납니다.

{최순정씨}
"정지선을 지켜주셔야지 보행자들이 걸어다닐 수 있거든요. 지켜주세요?"

위반 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부드럽고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최씨는 미처 충고를 전하지 못한 차량들은 자동차 번호를 적어 놓습니다. 나중에 차적을 조회한 뒤 사랑의 편지를 쓰기 위해 섭니다.

최씨가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6년전입니다. 한해 교통사고 사상자가 32만명을 넘는다는 소식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씨는 선택한 방법은 달랐습니다. 신고나 고발대신 사랑의 편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최순정(53)/광주광역시 오룡동}
"시민의 입장으로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보니까 이런 사랑의 편지를 보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됐습니다."

최씨가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을 얻어 지난 6년동안 보낸 사랑의 편지는 무려 5만통. 효과는 만점이었습니다.

편지를 받은 많은 운전자들이 오히려 감동을 받고 운전습관을 고치겠다는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최순정씨(53)}
"답장이 한장 한장 올 때마다 우리 교통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그런 쾌감, 정말 그날은 굉장히 기쁘죠"

지난 4월에는 홈페이지도 만들었습니다. 코스닥처럼 '버스닥'과 '택시닥'을 만들어 노선버스와 택시의 친절도 등을 공개했습니다.

{최순정씨(53세)}
"교통문화는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 시민들 하나하나의 마음이 촛불을 밝히는 것처럼 작은 모습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누구의 권유도 없이 스스로 교통문화 바로잡기에 나선 최순정씨! 교통 파수꾼 최씨는 거리의 교통문화를 밝히는 사랑의 푸른 신호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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