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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울고싶은 피서길'

<8뉴스>

<앵커>

피서를 이미 다녀오신 분들도 있고 또 앞으로 가실분도 있을 텐데 피서길 항상 봐도 고생뿐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가족과 함께 보낸 2박3일간의 여행을 통해서 우리네 피서문화의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김문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6학년 한나네 가족이 피서를 떠납니다.

시장에서 일하는 아빠친구 두 가족과 함께 차를 나눠 타고 동해안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체증이 즐거운 휴가길을 짜증나게 만듭니다. 지루함을 못견딘 채 한나는 잠이 들고 맙니다.

집 떠난지 7시간 만에 목적지 해수욕장에 도착한 아빠는 차댈 곳을 찾지 못합니다.

{한나 아빠}
"네 바뀌째 돌고 있어요. 차가 많네요, 아주.."

간신히 차를 대고 가족들이 텐트촌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텐트칠 자리는 이미 다른 피서객들이 차지했습니다. 근처 민박집으로 갔지만 헛일이었습니다.

{민박주인}
"10만원,12만원요...지금 현재로선 방이 없어요."

근처의 다른 민박집도 방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급해진 마음으로 어른들이 밤 11시까지 온동네와 이웃 마을을 헤맸지만 끝내 방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아빠친구}
"오다가 본데 거기다가 텐트를 치자고 거기다 텐트치고 차에서 자고.."

결국, 첫날밤은 산자락 공터에 텐트를 치고 때늦은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밤잠을 설친 가족들은 다음 날 가까스로 취사를 할수 있는 방한칸을 구했습니다.

{아빠친구}
"이 손바닥 만한게 9만원 이예요."

편의시설도 가족들을 괴롭힙니다.

{한나엄마}
"물이 제대로 있어 목욕을 할 수가 있어..완전히 지쳤어..."

바가지 물건 값은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다고 울상인 엄마 아빠의 주머니를 더욱 얇게 만듭니다.

{한나 아빠}
"이 얼음이 3천원이래..8배야."

힘들어 하는 어른들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동생들과 바다가로 달려갑니다. 그러나, 해수욕장에선 법으로 금지된 파라솔 자리세가 어른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파라솔 관리인}
"2만 5천원인데 2만원만 주세요...바가지는 바가지예요. 그렇지만, 깍두기 아저씨(폭력배)들이 하는 일이라 나도 어쩔수 없어요."

밤에 해수욕장으로 가족산책을 나왔지만 편안히 쉴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매케한 화약냄새와 뿌연 연기로 뒤덮인 밤하늘. 즐거웠던 여행출발은 이제 먼나라 얘기입니다.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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