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을 켜 놓은 채 주정차하는 차량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대기오염 물질이 20%나 더 배출된다고 합니다. 조 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점심시간을 30여 분 앞둔 국회의원 회관 앞. 승용차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습니다. 차량들은 한결같이 시동을켠 채 에어컨을 돌리고 있습니다.
<(에어컨을) 안 켜고 있으면 찜질방이죠, 여름에 차 안은 특별히 더 덥지 않습니까?> <모시는 분을 더 시원하게 모시려고 미리 틀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밤시간 서울 잠실의 한 자동차 극장에는 매케한 매연냄새가 가득합니다. 차량 200여대가 두 시간이 넘도록 시동을 켜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을 돌리기 위한 여름철 공회전은 겨울철보다 훨씬 심각한 대기오염을 가져옵니다.
에어컨을 틀면서 공회전 시킬 때 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해 봤습니다. 10분 동안 0.5g의 공해물질이 나왔습니다. 에이컨을 켜지 않았을 때보다 배출량이 20%나 많습니다. 전국의 차량 800만 대가 하루 10분씩 에어컨을 켠 채 공회전시키면 10톤 트럭으로 무려 36대분의 엄청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계산입니다.
<김종춘(자동차공해연구소 연구원): 공회전 시에 에어컨을 틀게 되면 콘프레셔하고 송풍기를 돌려야 되기 때문에 차에 무리가 가게 됩니다. 그래서 오염물질이나 배출가스가 무려 20% 이상 더 배출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에어컨 공회전은 막대한 에너지 낭비도 가져옵니다. 10분 동안 같은 차량을 공회전시켜 연료 소비량을 측정한 결과 에어컨을 켰을 때가 켜지 않았을 때보다 25%가량 연료를 더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춘(자동차공해연구소 연구원): 에어컨 공회전을 시키니까 계속 눈금이 내려가잖아요. 연료가 그만큼 소모된다는 게 이 눈금으로 보이잖아요.>
여름 한철 잠시 더운 것을 참지 못해 날리는 돈은 1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뉴욕은 3분 이상 공회전을 하다 적발되면 9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대기오염의 주범 에어컨 공회전. 조금 참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 SBS 조 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