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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MRI 기계 성능 불량

◎앵커:CT나 MRI는 암 등 각종 질병의 정밀진단용으로 각광받는 고가 의료장비입니다. 그러나 최근 조사결과 상당수가 정밀진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화질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복부를 촬영한 CT, 즉 컴퓨터 단층촬영 필름 두장을 비교했습니다. 화면 오른쪽의 경우 간과 신장이 뚜렷이 보이지만 왼쪽은 화질이 흐려 구분이 안됩니다.

이번에는 뇌를 찍은 MRI,즉 자기공명영상 필름 두 장입니다. 화면 오른쪽의 겨우 뇌의 회백질과 백질이 명도차로 뚜렷이 구분되지만 왼쪽은 전체가 두리뭉실한 회색빛입니다.

대한방사선의학회가 전국 병.의원에서 촬영된 CT와 MRI 필름 천여장씩을 분석한 결과 4,5장 가운데 한장 정도의 화질이 이처럼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T의 경우 25.4%, MRI의 경우 18.3%가 불량화질로 조사됐습니다. 전국 2000여대의 CT와 MRI가운데 무려 500여대가 불량인 셈입니다.

<홍주희(방사선과 전문의) "장기 모양이나 명도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서 가끔 병이 있는지 판독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또 환자들이 재촬영을 받느라 수십만원씩이나 되는 촬영비를 이중삼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지난 96년 정부가 고가 의료장비 도입 규제를 완화한 뒤로 질이 떨어지는 중고 장비가 한해 최고 90%까지 대거 수입됐기 때문입니다.

<최희주(보건복지부 보건자원정책과장) "정도관리 기준이 마련되면 기기들을 조사해서 문제 있는 기기들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불량 의료장비의 가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환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게 됐습니다.

SBS 조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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