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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학생전용' 수영장

◎앵커:말뿐인 '학생 전용 수영장'이 있습니다.서울시 교육청이 학생들의 체육 수업을 위해서 10억원이나 들여 보수까지 마쳤는데 정작 학생들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최희준 기자입니다.

○기자:지난 5월에 문을 연 잠실 학생 전용 수영장입니다. 국제규격의 50미터 길이 레인 10개인, 국내 단 하나뿐인 학생전용 수용장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수영장이 텅 비어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초,중,고생들에게 체육시간에 수영을 가르치고 선수들도 연습장으로 쓰기위해 10억원이나 들여 보수한 수영장인데 수영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습니다. 비싼 돈을 들여 산 각종 수영기구와 탈의실도 새것 그대로 방치돼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서울시와 교육청이 맺은 수영장 사용허가 조건입니다. 초,중,고등학교의 서울시 등록 수영선수외에는 개방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들어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등록 수영선수를 137명외에는 아무도 이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상경 장학사(서울시 교육청 평생교육 체육과) "그런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그당시에는 우리 교육청에서는 그 조항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 왜 우리 의견은 반영이 안 돼 있느냐 그런 항의를 했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학생 전용 수영장에서 불과 10미터 떨어진 잠실 제 1수영장, 하루 천 오백여명의 사람들이 돈을 내고 수영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재산인 공공시설이지만, 서울 수영연맹이 서울시에 한해 임대료 1억 8천만원을 내고 운영하는 사업체입니다. 그런데 울타리 하나를 두고 무료수영장이 생긴다고 하자, 수영연맹이 서울시에 강력하게 항의한 것입니다.

<진재선 사무관(서울시 체육진흥팀장) "수영연맹에서 수입이 준다고 본거죠.">

<수영연맹 고위관계자 "밑에서(학생수영장) 학생들을 무료로 입장시켜 강습하면 위에서(제1수영장) 돈을 내고 강습 받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결국 수영연맹의 수익사업을 위해 10억원을 들여 보수한 학생전용 수영장은 137명의 수영선수들만 새벽에 이용하는 선수용 수영장인 돼버렸습니다.

SBS 최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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