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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없는 주부취업

◎앵커: 불경기에다 구조조정까지 계속되면서 주부들이 취업전선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인력시장에 주부들이 자리를 잡기란 쉬운일이 아닙니다.

이력서를 써도 갈 곳이 없는 주부취업실태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결혼전 직장생활을 했던 서른 다섯살 주부 조경옥씨는 9년 만에 다시 쓴 이력서를 들고 취업정보센터를 찾았습니다.

취업센터에 들어서자 이미 주부 구직자들이 여럿 눈에 띱니다.

<"취업때문에 오셨어요" 조경옥(서울 용산구)"전공도 좀 살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거든요">

하지만 구인정보난에서는 조씨가 원하는 직종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고작 청소직, 식당보조,파출부 같은 단순 노무직이나 판매직들이 전부입니다.

<김수희 실장(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주부를 원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아무리 경력을 살린다고 해도 주부가 정규직을 갖는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력서는 썼지만 이 이력서를 낼 곳이 없습니다.

결국 대학 졸업장과 5년이라는 직장 경력이 ´주부´라는 이름 앞에선 무용지물이 된 것입니다.

올해 1/4분기 주부 취업자는 4만명 정도, 지난해에 비해 31% 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주부 취업자들의 대부분은 한달급여가 70만원도 안되는 저임금 단순노무직에 몰려있는 실정입니다.

주부 구직자들이 크게 늘면서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여성인력개발센터도 주부들로 넘쳐납니다.

판매직도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이 필요하고 식당 보조일 마저 조리사 자격증을 요구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조은영 간사(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자격증을 땄다고 해서 다 취업이 되는 건 아니지만 임시직이라도 자격증이 있어야 일단 유리하기때문에 자기 돈 투자하면서 다들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 거죠">

하지만 정작 자격증을 따고 싶어도 주부들에게는 취업 교육 기회를 얻는 것마저 또다른 난관입니다.

<곽연희 관장(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 "저소득층 여성 가장들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금액이 정부 전체 예산 규모에서 해마다 40% 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으로는 늘어나는 여성 가장들을 수용을 못해내고 있죠">

이렇게 험난한 주부 취업의 장벽에 밀려 당장 생계비가 절실한 주부들은 심지어 매춘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생활을 책임지는 것도 더 이상 남자들만의 몫이 아닌 요즘, 주부들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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