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미술교사의 장승 사랑 30년

◎앵커: 동네 어귀를 지키던 장승 이제는 참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잊혀져가는 장승의 얼굴이 한 미술교사의 손에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테마기획,이재철 기자입니다.

○기자: 과거 동네어귀나 언덕배기에서 맞던 장승은 우리의 길동무였습니다.

또 역신을 쫒아주고 애절한 소원에 귀를 기울여 주던 장승은 마을의 지킴이였습니다.

뿐만아니라 장승은 우리의 얼굴이기도 했습니다. 우락부락한 표정에 담긴 희로애락은 우리의 삶 그자체였습니다.

미술교사인 이두재씨는 바로 이런 장승의 얼굴에 반했습니다.

고등학교때 받은 깊은 인상은 장승에 대한 평생 사랑의 길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이두연(서울고 미술교사) "어렸을때부터 보아온 할아버지,할머니,시골아낙의 다양한 얼굴을 장승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죠.">

이씨는 장승을 찾아 전국 방방 곡곡을 헤맸습니다. 목장승과 돌장승을 스케치하고 장승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각양각색의 장승 5백여점을 조각했습니다.

우리의 혼과 가슴깊이 잠재된 심성을 망치와 끌로 삼아 장승에 표정과 생명을 불어 넣었습니다.

또 장승 전시회도 열차례나 열었고 이가운데 몇몇 작품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실렸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난 10년동안 발로 뛰면서 발굴해낸 장승의 역사와 풍속,종교등을 책으로도 묶어냈습니다.

<이두연(서울고 미술교사) "이땅에서 나온 자생적인 조각이거든요.이것을 통해서 조상들의 심성이나 체취를 다시 재현해 보고 싶은 뭐 그런거죠.">

장승에 대한 사랑으로 정작 자신은 나이 50에 이르도록 장가도 못들어 벅수가 돼버린 이씨.

이씨의 노력으로 단절됐던 우리 시대의 얼굴이 다시 일어서고 있습니다.

SBS 이재철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