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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버린 산하

◎앵커: 가뭄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비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옥토는 대부분 거북등처럼 갈라졌습니다. 마른 강바닥을 파헤치는 손길이 처절합니다.

먼저 중부지방 가뭄 현장 이주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남 당진과 예산일대 농지 1만8천ha의 젖줄, 삽교호는 더이상 호수가 아니었습니다.

저수율이 15%까지 떨어져 푸르렀던 호수는 메마른 강처럼 모습이 바뀌었고, 농부들은 아예 호수 바닥에서 경운기 동력으로 논물을 길었습니다.

앞으로도 비가 계속 오지 않으면 이마저도 오는 19일부터는 논물로 쓸 수 없습니다.

조금 북상해 충북 음성군에 이르자 말라붙고 갈라진 논과 강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더이상 나올 것이 없는 어미의 젖을 보채듯, 농부들은 강바닥을 파고 또 파서 물을 빨아댑니다.

그러나 핏줄처럼 펼쳐진 농업용 호스에 충분한 물을 대긴 역부족, 농부는 그만 주저앉았습니다.

쌀좋다는 이천땅에도 누런 황토빛이 절반이고, 트랙터가 움직이자 흙먼지가 날립니다.

아예 물탱크를 차로 실어와 작물을 심는 농가도 있습니다.

가뭄은 환경오염까지 불러오고 있습니다.

물이 줄어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한탄강은 상류의 공장에서 흘려보낸 오폐수로 시꺼멓게 죽음의 강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한 농부가 땅을 파서 물을 짜냅니다. 흙바람이 날리고, 거북등처럼 갈라진 이 곳은 저수지 바닥입니다.

현재 경기도 각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36%, 이 가운데 저수율이 10%도 안되는 곳이 38곳이나 됩니다.

강원도는 더 심해서 전체 저수지 339곳 중에서 79곳은 완전히 고갈됐습니다.

또 전국 232개 시군구 가운데 36개 시군은 제한급수를 실시해 18만여명이 식수난까지 겪고 있습니다.

5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대지는 타는 목마름으로 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bs 이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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