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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배자 판친다

◎앵커: 사업을 부도내거나 빚을 진 뒤 해외로 도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필리핀으로 몰리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필리핀 현지에서 정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필리핀 마닐라의 한 유흥가 골목. 우연히 마주친 한국 사람에게 필리핀에 온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한국인 장기체류자: 여기가 놀기 좋다고 하더라고요. 사업이라도 해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네. >

사실은 관광객이 아니라 장기체류자입니다. 필리핀은 비자가 없어도 쉽게 갈 수 있고 신분증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처럼 장기체류를 하는 한국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세채(필리핀 한인회장): IMF 이후에 인구가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한 2만명 정도가 오히려 급증해 버린 거예요. 이 사람들은 사실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국내에서 고의로 부도를 내거나 빚을 지고 도피한 기소중지자라는 점입니다. 이들이 도피하면 피해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지만 필리핀까지 별다른 제약없이 달아나 숨어지내는 것입니다.

필리핀과 우리나라 사이에는 지난 96년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됐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수배자가 인도된 적이 없습니다. 또 현행 출국금지 절차상 대형사건에 연루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기소 중지자라 해도 얼마든지 출국이 가능한 실정입니다.

<노혁우(서울지방경찰청 수사1 수사계장): 수사가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범죄혐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을 정지 내지는 출국금지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범죄자들의 해외 도피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는 출국심사를 강화하는 것 같은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SBS 정명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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