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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라니요

◎앵커: 생활이 어려운 한 고등학생이 길에서 주운 돈을 주인에게 찾아줘서 주위의 칭찬을 받고 있습니다. 그 액수가 1000만원 가까이 됩니다. 테마기획 이민주 기자입니다.

<담임선생님: 떡집 아저씨가 떡을 가져왔어요. 떡집 아저씨께 박수.>

오늘 낮 서울 마포고등학교 3학년 3반 교실에서는 난데없는 떡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거금 980만원을 잃어버렸다가 이 학교에 다니는 유형광 군 덕분에 되찾은 동네 떡집 주인이 감사의 뜻으로 가져 온 것입니다.

<욕심이 났을 텐데...>

<나긴 났었죠. 그런데 돌려드려야죠>

형광 군이 돈을 주운 것은 지난 13일밤. 동네 수퍼마켓에 가던 길에 주운 서류 지갑에는 놀랍게도 현금 400만원과 수표 580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동네 떡집 주인이 떡값 수금을 마치고 들어가다 주차장에서 실수로 흘린 돈이었습니다.형광 군이 주운 돈 980만원은 떡집 주인에게는 한 달 매상에 해당하는 큰 돈이었습니다.

<김영모(떡집 주인):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건데 잃어버렸다고 생각했을 때는 처음에는 앞이 캄캄했죠.>

상인이 잃어버린 것으로 생각한 형광 군은 주변 상가를 수소문하다 주인을 찾지 못 하자 곧바로 파출소에 신고해 돈은 1시간 만에 주인에게 돌아갔습니다.

<류형광(마포고 3학년): 사고 싶은 것들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그런 욕심들이 많이 스쳐갔어요. 그리고 잃어버리신 분의 심정 같은 게 떠올랐죠. 그래서 돌려드려야겠구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형광 군이 사는 곳은 서울 등촌동의 11평짜리 임대 아파트. 형광 군이 10살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가족 5명이 월 20여 만원의 정부 생계 보조비로 근근히 살아왔습니다.

그런데도 눈앞의 이익보다 양심을 택한 형광 군은 소문을 듣고 격려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부끄러워했습니다.

<류형광(마포고 3학년): 특별히 잘 했다거나 칭찬받을 일은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여건 하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고, 이렇게 칭찬받을 일 한 건 부담스럽네요.>

SBS 이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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