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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묘 어디에

◎앵커: 고향에 두고 온 조상들의 묘소가 어느 날 갑자기 파헤 쳐지고 유골까지 화장됐다면 여러분 심정은 어 떠시겠습니까? ◎앵커: 한 면사무소의 무책임한 행정 때문에 설을 앞두고 실 제 이런 일을 당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에 있는 한 야산입니다. 이곳에 는 원래 묘 다섯자리가 있었지만 이제는 쓰러 진 비석만이 그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굴삭기가 땅을 파헤친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있고 깨어진 관조각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박영환(후손): 파고 가지고 간 거예요. 그 뼈 도 보니 동네 사람보고 그러니까 그냥 이 자루 에 담아가지고 그렇게 도주한 건데 이거 어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김영순(후손):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심장이 뛰어 가지고 이렇게 했다는 소리를 듣 고 그냥 밤새도록 잠을 못자고...> 알고 보니 땅주인이 후손들 몰래 묘들을 파헤 치고 유골까지 화장시켰던 것입니다.

<땅주인: 법적절차에 따라 면사무소에서 시키 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결국 이 모든 일은 해당 면사무소에서 이 묘들 이 무연고자 묘라는 판정을 내려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무연고자 묘라니 후손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안신기(마을이장): 동네 사람한테 어느 사람한 테 다 물어봐도 다 아는 묘니까 이거는 임자없 는 게 아니에요. 전혀 이 아들들이 동네에도 살 고 전부 연락처가 다 있는데...> 비석에 후손들의 이름까지 버젓이 새겨져 있었 지만 면사무소측은 마을 사람들에게 한 번 묻 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개장 허가를 내준 것입 니다.

<신규호 총무계장(청북 면사무소): 나중에 확인 을 해 보니까 조사를 좀더 철저히 했어야 되는 건데 그런 사람들은 아직 우리가 직원도 각자 업무가 바쁘다 보니까 확인을 못한 것으로 알 고 있습니다.> 면사무소측은 뒤늦게 잘못을 시인하고 나섰지 만 구정을 며칠 앞두고 부모 묘를 잃은 자식들 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용환(후손): 고향 어떻게 다녀오겠어요. 무 슨 면목으로, 무슨 얼굴을 들고 내려오겠냐고... 진짜 사람으로서 할 일은 아니에요. 이거는...> SBS 조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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