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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더 외로워

◎앵커: 그런가 하면 그토록 그리던 고향땅에 찾아왔지만 찾는 이 하나 없이 쓸쓸한 추석을 보내고 있는 사람 들도 있습니다. 50여 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사할린 동포들, 남달구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 있는 한 양로원. 이곳에는 꽃다 운 나이에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동터의 땅 사할린으로 끌려갔다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 5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고향 친지를 찾는 발길이 줄을 잇 고 있지만 이곳에는 찾는 발길 하나 없습니다.

50여 년 만에 찾은 고국땅. 모두가 만나고 즐거 워하는 날일수록 흰 머리에 깊게 패인 주름만 큼이나 이들 동포들의 외로움은 더합니다.

<최말남 82(사할린 동포): 같이 음식도 해 가지 고 자식들 같이 먹으면 좋지만 따로 있으니까 외롭죠.> <장을림 75(사할린 동포): 마음이 쓸쓸합니다. 사실은 사할린에 9남매를 놔두고 나와서, 언제 나 마음은 거기에 있고, 몸은 여기 있어도...>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쪽빛 하늘에 풍요로움이 넘치는 고향의 가을들녁. 이곳 양로원에도 송편 같은 추석 음식이야 마련되지만 그리움과 외로 움에 음식자리에 나설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50여 년이란 긴 세월에 찾을 곳도, 찾는 이도 없이 추석 한가위는 기억 저편 추억의 한 편으 로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SBS 남달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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