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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파수꾼

◎앵커: 테마기획입니다. 추석명절에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흑산도 기상대의 파수꾼들 이찬휘 기자가 만나 보았습 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낮 12시 25분. 사상 최대의 풍속인 초속 58.3m의 태풍이 흑산도를 덮쳤습니다. 엄청난 바람과 집채만한 파도가 일었습니다.

<최기상(흑산도 기상대장): 강풍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했고 이 풍측탑이 날아갈뻔 했습니 다. 전신주나 철탑들이 쓰러진 것이 상당히 많 았습니다.> 태풍 프라피룬은 이렇게 흑산도에서 추석을 빼 앗아가버렸습니다. 높이 50m의 상라봉 무선전 화 중계탑이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아직도 방 치돼 있습니다. 수십센티미터 두께의 콘크리트 가 과자 부서지듯 쪼개진 방파제도 태풍의 상 처를 그대로 안고 있습니다. 슬레이트 지붕과 대들보까지 통째로 날아간 집에서는 추석 차례 는 커녕 고칠 엄두조차 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

<흑산도 주민: 큰 집을 들었다 놨다. 저 나무 부러진 거 좀 보세요. 다 부러지고 이 나무가 굉장히 컸었는데 다 부러졌어요. 추석이 문제예 요!> 1년 반 전부터 흑산도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최 기상대장은 올해도 서울의 가족과 함께 추석 쇠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프라피룬에 이어서 강 력한 위력의 태풍인 사오마이가 북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도 철재 침대에서 새우잠을 잘 수밖에 없습니다.

<최기상(흑산도 기상대장): 오늘도 어민들은 기 상대를 믿고 열심히 일하기를 부탁 드립니다.> 최 대장은 추석인 오늘 아침 합동차례상을 조 촐하게나마 정성껏 차렸습니다. 그리고 흑산도 와 한반도를 악천우로부터 지켜 달라고 조상님 들께 빌었습니다. 흑산도에서 SBS 이찬휘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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