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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로운 도심둥지

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서 오색 딱다구리나 황조롱이 같은 희귀 조류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새들은 콘크리트 숲 속에 둥지를 틀고새끼까지 낳아 기르는 등 눈물겨운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거친 환경 속에 다치거나 희생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홍지만 기자의 보돕니다.

서울의 한 공업고등학교 실험용 전봇대에 구멍이 나있습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오색딱다구리 가족이 이곳에 둥지를 튼 것입니다. 새끼들은 하루종일먹이를 달라고 울어댑니다. 아예 도심 한가운데 보금자리를 만든 것도 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건물 외벽 간판에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앉아 있습니다.

간판 안쪽에는 아직 날지 못하는 새끼 두마리가 어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심에서 야생 조류가 잇따라 발견되는 것은 숲을 빼앗긴 새들이 멀리 떠나지 못하고 그나마 살만한 공간을 찾아정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울창한 숲에 살던 새들이도시 생활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어린 황조롱이들이 빌딩 숲에서 아직 서툰 날개짓을 하다다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 조류보호협회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황조롱이만 해도 23마리나 됩니다. 이 황조롱이는 고층 건물 사이의 돌풍에 휘말려 떨어지는 바람에 평형 감각을 잃고 말았습니다. 도심의 콘크리트 숲 속에서는 오늘도 작은 생명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SBS 홍지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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