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 하세요"

수십 년을 함께 살다가 뒤늦게 이혼하는 이른바 '황혼이혼'이 늘어나는 가운데,80대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한 70대 할머니에게 재판부는남편과 여생을 함께 보내라는판결을 내렸습니다.정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75살 김모 할머니가 83살 이모 할아버지와 결혼한 것은 지난 46년.김할머니는 가부장적인 남편으로부터 무조건 순종을 강요당했고,반찬값까지 일일이 타써야했습니다.여기에 남편의 의처증이 계속됐고, 최근에는 치매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참다못한 김 할머니가 큰 딸 집으로 피신하자 남편은 집안에 있는 돈을 훔쳐갔다며 아내를 절도죄로 고소했고, 할머니도 이에맞서 지난해 이혼소송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인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6월 김 할머니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오늘 원심을 깨고 이혼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할아버지가 가부장적 권위를 내세워 할머니를 부당하게 대우한 점은 인정되지만,혼인 당시의 가치기준을 감안할 때 결혼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최근 들어 할아버지가 치매증세까지 보이고 있는 만큼,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돌보고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오늘 판결에 불복해 상고할 것으로 알려져,노 부부가 남은 여생을 함께 사는 문제는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SBS 정준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