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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의 달인

◎앵커: 불가능을 극복한 인간의 위대한 의지를 음악으로 들려 주는 피아니스트가 있습니다. 내일 내한공연을 갖는 아르헨티나 태생의 왼손 피아니스트 라울 소사를 김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아니스트 라울 소사. 왼손 하나만으로 흑백의 건반 위를 종횡무진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냅니 다. 왼손이 두 손 몫을 해내는 동안 그의 오른 손은 항상 무릎 위에 얹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 오른손도 건반 위를 달리던 시절이 있었습니 다.

각종 국제 콩쿨을 휩쓸며 피아니스트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지난 79년, 40살 때 길에서 넘 어져 오른손을 다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 았습니다. 두 손가락의 관절이 마비돼 피아노 연주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라울 소사(피아니스트): 사고를 당했을 때 마 치 모든 것이 끝나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 나갈 용기를 냈다. 음악은 나의 모든 것 이었기 때문에...> 절망 끝에 찾아낸 길은 왼손으로만 연주하는 것. 하지만 한 손을 위한 곡이 많지 않아 직접 편곡을 해야 했고 두 손으로 치던 것보다 몇 배 나 어려워 연습을 새로 시작해야 했습니다.

<라울 소사(피아니스트): 그것은 싸워나가는 것 이었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경력을 버리고, 전혀 다른 종류의 일을 새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 다.> 왼손연주 20년. 이제 그는 세계 각국에서 평생 그를 지탱해 온 피아노 음악의 새로운 감동을 청중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라울 소사(피아니스트): 피아노는 내게 있어서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그보다 더 완전한 무엇 이다.> 황금의 왼손 라울 소사. 오늘도 그의 왼손은 피 아노 건반 위에서 고난을 이겨낸 장엄한 환희의 음악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SBS 김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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