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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인만 믿고

◎앵커: 요즘 건설업계에는 한 재벌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서 대형 공사를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 얘기, 과연 사실인지 현장출 동 박병일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포항에서 건설업을 하는 박 씨는 최근 아주 솔깃한 제 안을 받았습니다. 롯데가 비자금을 만들려고 대 형공사를 추진 중인데 믿을 만한 건설업체를 찾 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박00사장 (H건설): 설계단가를 100%로 봤을 때 하도급 업자에게 85%에 준다는 말입니다.> 이 제안을 해온 서 모씨 일행이 박 씨에게 건네 준 비밀계약서들입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서 명과 직인이 장마다 찍혀 있습니다.

계약서상 롯데가 비밀리에 추진 중이라는 공사는 당산동 롯데제과 이전 건과 도곡동 체육관 건립 건, 부 산 롯데호텔 신축 건과 화성온천 개발건 등 4가 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박 씨도 그들이 내 놓은 설계도와 시방서를 보고서는 믿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이 계약서를 롯데측에 확인 하려 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곧바로 서 씨 일행 으로부터 연락이 온다는 것입니다.

<박00 사장(H건설): 신 회장님과 서00씨 간에 이뤄진 밀약인데 왜 확인을 하느냐 이렇게 역으 로 질책이 들어오니까> 박 씨는 선약금으로 2000만원을 넘겨줬습니다. 롯데 비자금설은 건설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 이 됐고 뭉칫돈을 쏟아넣은 업자도 한둘이 아니 었습니다.

<허00사장(J건설): (저는)3000만원 줬고요 그 관 계로 해서 돈 준 사람이 여러 사람이예요. 내가 아는 사람만 4명 있어요.> 취재팀은 우선 현재 나돌고 있는 비밀계약서가 사실인지부터 확인해 봤습니다. 먼저 당산동 롯 데제과 철거와 이전건.

<오승훈 과장(롯데제과): 롯데제과 철거 계획이 라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근거없는 얘기입니 다.> 그렇다면 도곡동 체육시설 신축건은 사실일까? <이종권 이사(롯데건설): 우리 공사계약 자체가 이렇게 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 자체가...> 롯데그룹에서 확인한 회장 직인도 이들 계약서 의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완전 사기임을 확 신한 취재팀은 서 씨의 행방을 찾아나섰습니다. 어렵게 찾아낸 그의 거주지는 서울 외곽의 허름 한 월세방.

<집주인: 방하나 얻어놓고 나가서는 안들어와 요. 주소만 여기로 해 놓고> 서 씨가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있는 금산종합개 발도 이미 비어있는 지 오래입니다. 취재 결과 사문서 위조와 사기 등 전과 8범인 서 씨는 일 당 7명과 함께 1년 전부터 이런 사기극을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기극의 전말이 밝혀 진 지금 아직도 적지 않은 건설업자들이 불경기 에 한몫 크게 잡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서 씨 일당의 미끼에 걸려들고 있습니다.

<1억, 2억씩 갖고(와서) 신회장님 친필 사인만 보여주면 자기네가 토목공사할테니까 계약하 자...> SBS 박병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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