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약속 나몰라라

◎앵커: 마음에 안 들면 반품을 해라, 이런 방문판매원의 말만 믿었다 낭패를 보는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계약서 상으로는 엄연히 반품이 가능 하지만 판매 업체나 판매원이나 갖가지 술수로 소비자에게 물건을 떠넘기기 일쑤입니다. 기동 취재 2000, 한승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0월 말 생후 6개월된 딸을 둔 오금실 씨의 집에 교육관련 기관에서 나왔다는 한 남자가 찾아왔 습니다.

<오금실: 지금보다는 좀더 큰 다음에 구입을 해 야되지 않느냐, 아직까지 안하고 있다, 하니까 너무 엄마는 애기 교육에 대해서 좀더 관심이 있어야 될 것 같다, 큰일났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솔깃해진 오 씨는 90여 만원어치의 교재를 구입 하기로 계약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어린 딸에게는 너무 어려운 교재라는 생각이 들어 반 품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판매원은 물건을 가 지러 갈테니 기다리라고 말한 뒤 열흘이 넘게 요리조리 피해다녔습니다.

<오금실: 계약서 상에 그렇게 되어 있는데 10일 이 지나면 그때 가져가시면 저한테 불이익이 발 생하잖아요. 그러니까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그 건 엄연히 계약서 상이고...> 그러나 보름쯤 지났을 때 회사측은 말을 바꿨습 니다. <판매회사: 10일이 지나도 (반품이)된다고 했다 구요? 내용증명 보내면 되죠. 이 분은 전화만 하고 내용증명은 안왔죠.> 열흘 뒤에 반품을 하려면 위약금으로 판매대금 의 20%를 내든지 포장을 뜯었으니 40만원 대의 비디오 영어교재를 구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경우를 예상했던지 이 비디오테이프도 판 매원이 개봉했다고 오 씨는 말합니다.

<오금실: 어떻게 그걸 함부로 열어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일단 보셔야지 사실 판단이 생기지 않느냐...> 방문판매원들 때문에 고객들이 곤혹을 겪고 있 지만 책을 납품한 출판사는 책임이 없다는 태도 입니다.

<출판사 관계자: 그쪽의 영업 사원들은 저희가 어떻게 본사 차원에서 그 사람들을 가지고 들어 와서 교육을 시키고 이런 부분은 자기네 다른 회사기 때문에 자기들이...> 이렇게 유아교재 방문판매로 피해를 당한 경우 는 지난 석 달 동안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것 만 89건에 이릅니다.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고 객을 우롱하는 방문판매원들의 상술로 부모들의 가슴만 멍들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