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불타는 철새낙원

◎앵커: 철새들의 낙원이라고 하는 서해 천수만 간척지구, 이 낙원에서 철새들이 쫓겨나고 있습니다. 생태계 파괴에 무신경한 이곳 농장 사업소 때문입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대표적인 철새 월동지인 천수만 간척지구입니다. 볏짚 을 태우는 매쾌한 냄새와 뿌연 연기가 들판에 가득 합니다. 먹이를 찾아나선 백로 무리, 때아 닌 불길에 놀라 급히 달아나는 모습도 눈에 띕 니다.

불은 놓은 곳은 이처럼 시커멓게 잿더미 로 변해 겨울철새들의 먹이인 벼이삭들은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근처 논에서는 트랙 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논을 갈아 엎고 있습 니다. 이렇게 논을 갈아엎고 나면 새들의 먹이 는 모두 땅 속으로 묻혀 버리게 됩니다.

<현대 서산 영농사업소 직원: 소먹이는 사람들 이(볏짚을) 거두어 가고 나머지는 트랙터가 작 업을 못하거든요. 그래서 태우는 거에요.> 해마다 이맘 때면 이곳에는 황새와 검독수리, 가창오리를 비롯한 100여 종의 철새들이 날아듭 니다. 조류학자들은 볏짚 태우기와 논갈이를 철 새가 떠나는 2월 말 이후로 연기할 것을 현대건 설 아산 영농 사업소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백운기(국립중앙과학관 조류학자): 벼 이삭을 태운다든지 그 다음에 논을 갈아엎는 그런 일 자체는요, 겨울 철새들의 먹이나 그 다음 휴식 을 방해하는 아주 중요한 영향을 초래하게 됩니 다.> 환경보호를 제쳐둔 영농사업으로 황새와 흑두루 미 같은 희귀조는 이번 주 들어서는 전혀 관측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40 만 마리가 넘었던 철새들이 뿔뿔히 흩어지더니 지금은 20만마리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SBS 이용식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