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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원서접수

◎앵커: 어제부터 내일까지 실업계 고등학교 입학원서접수 기 간입니다. 하지만 원서접수는 허울 뿐이고 대부 분 고등학교가 신입생을 이미 선발해 놨다고 합 니다. 무슨 얘긴지, 기동취재 2000 표언구 기자 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서울의 한 여자 실업계 고등학교. 원서접수 첫날인 어 제 접수창구는 한산합니다. 접수기간이 이틀이 나 남았는데 왠일인지 접수는 마감됐습니다.

<실업고 교사: 우리 학교는 찼어요. 첫 날인데 다 마감됐어요.> 같은 날 또 다른 실업계 고교. 이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실업고 교사: 다 찼어요. 떨어질 거 뭐하러 접 수해요. 다른 데 빨리 가야지...> 왜 첫날부터 원서를 받지 않는지, 이유를 물어 봤습니다. <실업고 교사: 접수해 봐야 불합격이 뻔한 것을 우리는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럴 땐 안 받아요.> 성적 때문에 원서를 안 받는다는 변명. 그러나 실제 속사정은 전연 다릅니다. 지난해 서울시내 실업계교의 미달 인원은 30개교의 4508명. 올해 는 더욱 늘어나 6000명 정도나 될 전망입니다.

당연히 학생 유치 경쟁은 치열해졌고 일부 고등 학교에서는 접수기간을 무시한 채 신입생들을 이미 선발해 놓은 것입니다. <기자: 미리 뽑는 이유는 뭐에요?> <실업고교 교사: 중3 학생 수가 전체적으로 부 족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원서접수는 형식적인 절차 일 뿐입니다. <중3 담임교사: 미리 결정됐고 학교에 보낼 예 정인 학생들은 합격을 보장받아서 떨어뜨릴 수 없는 거에요.> 문제는 접수기간만 믿고 있던 중3 학생들의 피 해. 평소 마음에 뒀던 학교로 원서를 들고 갔던 학생들은 마음의 상처만 입게 됐습니다. <중3학생: 어떻게 해요. 고등학교 못가는데... 어 떻게 해결해요.> <중3학생: 속상해서 울었어요. 친구와 같이 가 려고 했는데 (원서) 못 넣어서요.> 그러나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태평스러운 말 만 되풀이합니다.

<서울시 교육청 직원: 그럴 수 없어요. 안 받으 면 되나요. 만약 그런 학교가 있다면 강력하게 지도해야죠.> 미달 사태만 피하고 보자는 편법 입학전형과 교 육청의 허술한 감독이 수험생들의 여린 가슴에 못을 박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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