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적이 좋은 경찰관들에 대한 파격적인 포상제도로 엉 뚱하게 시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기껏해야 즉심에 넘길 사안도 실적경쟁 에 나선 경찰관들이 형사입건해 버리기 때문입 니다. 보도에 이민주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10시, 서울의 한 경찰서 형사계입니다. 여느때 같 으면 가장 한가할 시간이지만 잡혀있는 사람들 로 북적거립니다.
<야간당직 경찰관: 아침 9시에 교대해야 되는데 어제 사건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이렇게 퇴근을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몇 시간 더 해야 될 것 같아요.> 경찰서의 당직사건 처리부입니다. 간밤에 접수 된 사건 19건 가운데 무려 14건이 폭행 또는 폭 력사건들입니다. 대부분 술김에 욕설을 주고 받 거나 멱살잡이를 한 사소한 사건들입니다.
<당직 경찰관: 여기 형사계에서는 파출소에서 넘어 온 사건에 대해서는 훈방권에 대한 재량이 없어요. (파출소에서)막무가내로 넘기니까 업무 가 폭주해 못해 먹겠어요.> 지난 10월 검거실적이 좋은 서울시내 3개 파출 소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특진한 뒤부터 나타난 현상입니다. 파출소마다 실적 쌓기에 급급해 일 단 들어온 사건은 무조건 경찰서 형사계로 넘기 고 있습니다.
<김모씨(폭력사건 피의자): 파출소에서 얘기만 잘 시켜 줬으면 이렇게까지 안해도 됐는데...> 점수 따기가 쉬운 폭력사건 처리에 재미를 붙이 다 보니 정작 절도나 강도범을 쫓는 일은 뒷전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기자: 폭력 서너 명 엮으면 절도 한 건과 점수 는 똑같군요?> <파출소 직원: 그렇죠> 기계적인 포상제도가 경찰관들의 승진욕심을 부 추겨 타일러 보내거나 즉심에 넘기면 족할 사람 들까지 전과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SBS 이민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