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최근 수도권의 전세값이 폭락하면서 이른바,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린 전세값 만큼 돈을 돌려달라는 세입자들 요구에, 집주인은 매달 이자를 줘가면서 세입자를 붙잡고 있습니다.
김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서초동 165 제곱미터 아파트를 전세 놓은 박 모 씨는 전세값 때문에 고민입니다.
시세가 4-5천만 원 떨어졌으니, 보증금 4억8천만 원 가운데 3천만 원을 돌려달라는 세입자의 요구때문입니다.
세입자를 새로 구하기도,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도 힘든 박 씨는 결국 3천만 원에 대한 이자를 매달 내주기로 하고 세입자를 붙잡았습니다.
[박 모씨/집주인 : (부동산에) 전세를 보러오는 사람이 없데요. (세입자에게) 만일에 11월 말 넘겨서도 돈을 못 드리면 이자를 드리겠다고 했죠.]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돈을 내줘야 하는 역전세 현상은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잠실등지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겹치면서 이 지역의 110제곱미터 전세는 최고 7천만 원까지 폭락했습니다.
역전세 심화로 전세집을 빼지 못한 신규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잔금을 미납하는 경우가 늘면서 건설사들의 경영난도 덩달아 심화되고 있습니다.
[박원갑/스피드 뱅크 소장 : 부동산 전체경기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금반환대출 같은 제도를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전세 현상은 대규모 입주를 앞둔 판교나 은평 뉴타운 주변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역전세 대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