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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서 추락…마침 옆에 있던 소방관이 살렸다

인근 절 성지순례 나섰다가 목격…간호사 등과 응급처치·이송

설악산 대청봉서 추락…마침 옆에 있던 소방관이 살렸다
▲ 등산객 응급처치하는 박형주 119구급팀장

쉬는 날 설악산에 오른 전남광주 지역 소방관이 눈앞에서 등산객 추락 사고를 목격하고 응급처치부터 헬기 이송까지 도우며 생명을 구했습니다.

지난 2일 성지순례 차 설악산의 한 절을 찾은 뒤 등산에 나선 전남광주 서부소방서 박형주 119구급팀장은 대청봉 표지석 인근에서 등산객 A(60대) 씨가 발을 헛디뎌 2m 바위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둔탁한 충격음이 정상 일대에 울릴 정도로 세게 떨어진 A 씨는 바닥에 엎드린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박 팀장은 곧장 10m가량을 달려가 A 씨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A 씨의 코와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왔고 얼굴 곳곳이 찢어지거나 쓸린 데다 손가락 사이도 크게 벌어져 출혈이 이어지는 등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산 정상에 제대로 된 응급처치 장비는 없던 터라 박 팀장은 주변 등산객의 토시 등을 받아 상처 부위를 감싸 지혈하고, 우연히 현장에 있던 간호사와 함께 의식과 호흡 상태를 살폈습니다.

그러나 의식을 되찾은 A 씨가 구토와 헛구역질을 반복하고 두통과 졸림을 호소하자 박 팀장은 뇌 손상 가능성을 우려해 신속한 헬기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19상황실과 통화를 이어가던 박 팀장은 군 헬기 지원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이송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박 팀장은 즉시 역할을 나눠 간호사에게는 A 씨의 상태를 계속 살피도록 하고, 다른 등산객들에게는 부축을 맡겨 정상에서 약 600m 아래 헬기 이착륙장 인근 공사장 숙소까지 환자를 옮겼습니다.

이착륙장으로 내려간 뒤에도 박 팀장은 현장 상황을 군 측에 중계하면서 직접 헬기 유도까지 맡았습니다.

신속한 이송 덕분에 A 씨는 성남의 국군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고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 팀장은 4일 "사고를 보고 처음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고 소방관으로서 환자가 구조될 때까지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마침 현장에 간호사와 도움을 준 등산객들이 함께 있었고 119상황실과 군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환자를 신속히 옮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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