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이 훔쳐 갔다가 매일 밤 꿈에 나오고 흉한 일이 생긴다며 다시 한국으로 돌려보낸 불상이 있습니다. 바로 금동 지장보살좌상인데요 당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스브스뉴스에서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1936년 일본 도굴꾼들이 금동지장보살좌상을 몰래 훔쳐 빼돌렸고 이를 거액에 팔았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기묘한 일이 벌어집니다.
[신지아/불교중앙박물관 학예사 : 기록에 따르면 불상을 소장하고 있던 일본인들이 반복적인 불안과 우환을 겪으면서 불상을 본래 자리로 돌려내야 한다는 인식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일본인 첫 소장자의 꿈에 이 불상과 똑같이 생긴 형체가 매일 같이 나타나 꾸짖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가세도 기울고 원인 모를 병마가 집안에 덮치자 결국 불상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됩니다.
문제는 두 번째, 세 번째 소장자에게도 똑같은 악몽과 집안의 우환이 반복됐다는 것입니다.
결국 앞선 상황을 알게 된 마지막 소장자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고창경찰서에 연락했고, 그렇게 일본에 넘어간 지 딱 2년 만인 1938년 선운사 스님들과 경찰들이 직접 금동지장보살좌상을 한국으로 다시 모셔오게 됩니다.
[신지아/불교중앙박물관 학예사 : 이 반환 과정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1938년에 반환 당시 촬영된 기념사진과 사진 뒷면의 기록을 통해서 전해지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우리 불교 문화유산이 지닌 상징성과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자 했던 염원이 함께 만들어낸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일본은 어떻게 훔쳐가도 지장보살상을 가져가냐'라는 반응이 있었는데요.
지장보살님은 뭐가 다른 걸까요?
[신지아/불교중앙박물관 학예사 : 관세음보살님은 중생의 소리를 듣고 즉각적으로 구제하는 자비의 보살입니다. 주로 현세의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이 강조되는 보살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반면에 지장보살님은 명부 세계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옥이 비기 전까지는 성불하지 않겠다.' 지장보살님은 삶과 죽음을 모두 어우르면서 끝까지 중생을 지켜주는 보살로 이해돼서 이런 점에서 많은 분들이 좀 신앙적인 울림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이 불상은 불교중앙박물관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 전시가 더 특별한 이유, 바로 이런 지장보살상이 한 자리에 셋이나 모였고 이렇게 모인 게 최초이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면 세 불상의 손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참당암지장보살상은 자비와 구원을 상징하는 보석 보주를 들고 있고, 도솔암 지장보살상은 진리의 수레바퀴를 뜻하는 법륜을 들고 있고, 그런데 일본에 약탈당했던 선운사 지장보살상에 지물은 사라진 상태인데 그나마 다행인 건 불상 자체는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약탈한 문화재를 약탈한 국가에서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데 이 어려운 문화재 환수를 선운사 지장보살상은 스스로 해낸 셈입니다.
전시장에는 영험한 기운을 느끼러 온 관람객들로 가득했습니다.
[부산에서 왔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분들 좀 많이 보이시더라고요. 조계사 안에 같이 있는 게 또 의미가 있고 되게 좋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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