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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 무력 바로 옆 주한미군…한국, 도움 안 됐다"

트럼프 "핵 무력 바로 옆 주한미군…한국, 도움 안 됐다"
▲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를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하도록 하겠다면서 파병 요청에 바로 호응하지 않고 있는 한국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검토까지 거론하는 상황이어서 파병 요청이 곧바로 수용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한미동맹에 대한 모종의 '행동'으로 표출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다만 백악관은 해당 발언이 나온 연설 영상을 유튜브 계정에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했던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부활절 오찬 행사를 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얘기하다가 "유럽 국가가 하게 두자. 한국이 하게 두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험지에, 핵 무력 바로 옆에 4만 5천 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핵 무력'은 북한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가까운 곳에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데도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등의 요청에 한국이 협조하지 않았다는 주장인 셈입니다.

주한미군은 2만 8천500명 안팎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부풀린 숫자를 거론했습니다.

미국의 기여를 과장하면서 상대의 비협조를 부각하는 특유의 화법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이 하게 두자. 그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 90%를 가져온다. 중국이 하게 두자. 그들이 하게 두자"고도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해협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다만 한국을 거론한 점이 눈에 띕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과 한중일 등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을 했다가 호응을 얻지 못하자 지난 17일 "나토 도움은 필요 없다. 일본과 한국도 마찬가지"라며 분노를 표출했으나 '한국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한국을 콕 집어 불만을 표출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제기는 나토에 집중돼 왔습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가 지난달 31일 보도한 인터뷰에서는 "나토 탈퇴를 강력히 검토 중"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도 내놨습니다.

미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동맹의 안보에 기여하고 있는데 정작 미국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받지 못했고 그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으로 보입니다.

주한미군 주둔을 거론하면서 사실상 북한을 거론한 것도 눈에 띄는 점입니다.

주한미군이 '북핵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한국을 돕고 있다고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압박과 병행해 무역·안보 문제에서 한국이나 일본 등에 대한 압박성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서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들을 상대로 '과잉 생산 및 생산 역량', '강제노동에 의한 생산품 수입' 등을 문제 삼아 조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생긴 상호관세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입니다.

부활절 오찬 행사가 당초 비공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좀 더 편하게 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백악관이 영상을 게시했다가 삭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말고도 여러 나라를 줄줄이 거론한 상황이라 한국에 대한 불만이 실제적 조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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