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교과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 학생들입니다. 점자로 된 교과서 지급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뭔지,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수업시간.
시각장애 학생인 유진이는 엄마가 만들어 준 교재로 수업을 힘겹게 따라갑니다.
[여기는 몇 쪽이야? (19쪽, 18쪽.) 엄마가 한 거 이거 페이지가 순서대로 안 된 것 같아.]
정식 교과서가 아니고 교과서 문장만 점자로 바꾼 거라 스티커 붙이기 같은 활동을 할 땐 한계가 있습니다.
[김유진(가명)/초등학교 3학년 : 다른 애들은 다 (교과서가) 있는데, 저만 없어서 좀 속상하기도 하고… 붙임 딱지 설명 같은 거도 거기엔 없고요.]
몇몇 과목은 점자 교과서를 받았지만 그마저도 일부만 실린 '쪽대본' 수준입니다.
[두지원/어머니 : (점자 교과서) 통권으로 지급을 완벽하게 다 해 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1단원 하고, 2단원 안 하고, 3단원이 연계되다 보니 3단원을 먼저 (수업)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이 아이는 교과서가 또 없게 되는 거죠.]
새 학기 점자 교과서를 5월까지 석 달에 걸쳐 받은 적도 있습니다.
결국 엄마는 직접 구입한 특수 프린터로 집에서 몇 시간씩 손수 점자 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맹학교에 다니는 시각장애 학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2월 초 일반 교과서 제작이 끝난 뒤에야 각종 그림과 그래프를 점역하는 데다, 언제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조차 없어 매년 반복되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현행법상 '교과서'의 범위에 점자 교과서가 빠져 있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김정환/변호사 : 장애인 학생이라는 이유로 제때 지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누리는 교육권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요. 만약에 점자 교과서가 교과서의 지위를 가지게 되면 교과서가 만들어지면서 함께 점자 교과서가 만들어집니다.]
전국의 시각장애 학생은 1,678명.
특수교육 대상자의 17%는 유진이처럼 일반 학급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함께 차별 없이 교육받도록 하겠다는 건 정부의 장애인 공약 가운데 하납니다.
[김유진(가명)/초등학교 3학년 : 교과서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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