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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혜훈 영종도 땅, 7.5억·44억…밝혀져야 할 것은?

영종도 땅, 중산동 189-38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가족은 한때 영종도 땅(중산동 189-38)를 소유했습니다. 면적은 6,612㎡, 약 2,000평 규모입니다. 지목은 잡종지였습니다. 지도 검색을 해보면 영종도 동쪽 방향 끝자락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입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했습니다. 해당 땅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봤습니다. 2000년 1월쯤 산 것으로 보입니다. 이 후보자 가족은 잡종지인 이 땅을 적어도 실거주 목적으로 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1]
 

2000년 매입, 2006년에 매도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영종도 땅을 소유했던 기간은 6년 11개월 정도입니다. 이 후보자 배우자는 2000년 1월, 해당 땅을 1936년생 이 모 씨로부터 사들였습니다. 이 씨가 세금을 체납해 지자체로부터 한때 압류까지 걸려 있었던 땅이었습니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는 이 땅을 2006년 12월에 팝니다. 특이점은 '공공용지의 협의취득' 방식이란 것입니다. 사인 간 거래가 아닙니다. 공공기관이 땅 개발을 위해 개인이 소유한 땅을 사들이는 형식입니다. 강제로 사들였다면 '수용'이란 표현을 썼겠지만, 이 후보자의 배우자는 한국토지공사(LH)·인천도시개발공사와 매매계약서를 체결하고 대금을 받았습니다.

이 후보자 측은 영종도 땅에 대한 매입가와 매도가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땅의 공시지가를 찾아봤습니다. 2000년 기준 약 13.9억 원이고, (100만 원 단위 반올림) 2006년 기준 약 30.4억 원입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볼 때 16억 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정확한 시세 차익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실거래 가격은 이보다 낮거나 높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에는 실거래가 신고 의무도 없었을 때입니다.
 

매입가 7.5억 원, 매도가 44억 원

대중이 궁금한 것은 이 후보자 가족이 영종도 땅을 사고팔아 6년여 만에 챙긴 불로소득입니다. 그래서 2000년, 2006년 당시 매매가를 추적해 봤습니다. 이인선 의원실, 박수민 의원실, 임이자 의원실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2000년 당시 영종도 땅을 산 이후 작성된 세금 납부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문서 제목은 등록면허세 세액계산서입니다. 이 후보자 배우자는 취득(신고)가액을 7.5억 원이라고 신고했습니다. 과세표준액이 11.3억 원이었던 만큼 시세보다 싸게 취득했다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2]

영종도 땅을 팔았을 때 체결한 매매계약서도 확보했습니다. 44억 원이었습니다. 매도인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 매수인은 LH와 인천도시개발공사입니다. 액수가 컸던 만큼 매각 대금을 나눠 받았습니다. 일부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토지개발 채권으로 받았습니다.

이 후보자 측은 매입가액과 매도가액을 지금까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SBS 자체적으로 확보한 문서에 따라 매입가 7.5억 원, 매도가 44억 원이 객관적으로 확인이 됩니다. 물론 이 후보자 배우자가 매입 가격을 지자체에 허위 신고하지 않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3]
 

시세 차익, 30억 원 이상

서류상으로 확인된 매입가와 매도가 사이 갭은 36.5억입니다. 이 후보자는 2008년 국회의원 당시 스스로 영종도 땅을 처분하고, 세금 납부 이후 실거래액이 39.2억 원이라고 신고했습니다. 쉽게 말해 세전 44억 원, 세후 39.2억 원이라는 말입니다. 세금을 뺀 시세 차익을 따져 봐도 31.7억 원입니다.

이 후보자 가족은 영종도 땅으로 6년여 만에 30억 원대를 벌었습니다. 단기간에 땅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는 것만으로는 죄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고위 공직자로서 땅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후보자 배우자가 한때 소유했던 영종도 땅 일대는 투기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 후보자 배우자가 영종도 땅을 매입하고 1년여 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 이 후보자 배우자가 소유한 땅을 포함해 일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2000년 중반에 접어들면서 영종도 투기 바람이 불었습니다. 2006년 기준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소유한 영종도 땅의 공시지가는 2000년 대비 2배 이상 뛰었습니다. 해당 땅 일대는 오늘날, 영종하늘도시가 됐습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4]

⓵ 미공개 정보 이용했나?

이 후보자가 영종도 땅 관련 해명해야 할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미공개 정보 이용 여부입니다. 2000년대부터 인천시 중구에서 공인중개업을 한 A 씨에게 물어봤습니다. A 씨는 영종도 투기 바람이 불었던 당시 상황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A씨는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7.5억 원에 잡종지 2,000평을 사들인 것에 대해 '공격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A 씨는 2000년 당시 영종도 일대 공항이 들어서고, 개발이 될 것이라는 정보는 다 알려져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럼에도 영종도 땅에 7.5억 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합니다. A 씨는 "편차는 있겠지만, 당시 30평대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이 3~4억 원인데, 2배 정도를 더 투자해서 땅에 투자하는 것은 확신 없이 못 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겁니다. 만약에 땅이 개발로 인해 강제 수용이라도 한다면, 보상금이 매입가 7.5억 원보다 낮게 나올 수도 있어서 위험 부담이 컸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A 씨는 당시 외지 사람들이 1~2억 원 정도를 가지고 투자하는 경우를 봤지만, 거액 7.5억 원을 들여 영종도 땅을 사는 건 흔치 않았던 케이스라고 증언합니다. 게다가 외지인의 투기가 몰린 지역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매입한 땅(중산동 189-38)과 정반대인 을왕리 해수욕장 쪽으로 기억한다고 말합니다.

이 후보자는 2000년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 연구원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자는 영종도는 아니지만, 근접한 인천 송도 지역에 관한 예타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제목은 <송도-시화 간 광역도로 사업>입니다. 경기 시화 공단과 인천 송도 지역을 잇는 도로에 대한 분석입니다. 보고서에는 영종도 공항 개발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영종도 땅과 별개의 연구라고 볼 수 있겠지만, 야권에서는 영종도 개발 내용도 알았을 수 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이 후보자는 2004년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경제 전문가인 이 후보자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주로 활약했습니다. 2005년에는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도 공동발의 했습니다. 배우자가 매입한 영종도 땅이 경제자유구역에 포함돼 있을 때입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5]

⓶ 세금 제대로 납부했나?

양도소득세 문제도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2008년 당시 스스로 영종도 땅에 대해 양도소득세 등 납부 후 실거래액이 39.2억 원이라고 신고했습니다. 매매 계약서에도 매도 가격이 44억 원으로 확인된 만큼 세금으로 4.8억 원을 납부한 것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2006년 당시 세법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7.5억에 매입해 44억 원에 팔았다면, 양도소득세 규모가 얼마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세무사 B 씨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B 씨는 매매 가격, 보유 기간, 매매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세금은 족히 10억 원이 넘는다고 분석했습니다. 4억 원대 양도세는 절대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7.5억 원에 샀다고 신고했다는 전제 아래입니다.

B 씨는 2006년 무렵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기 위해 유행한 편법 하나를 소개해 줬습니다. 2006년 이전에는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가 아니었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땅 투기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올린 뒤 양도소득세를 적게 내기 위해 매입가를 까먹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더러 있었다고 합니다. 매입가를 모르는 경우 환산취득가액이 적용된다는 점을 악용한 방식입니다. 공시지가보다 낮은 값에 땅을 매입했다면, 환산취득가액이 실제 내가 매입했던 가격보다 높게 책정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양도소득세 규모도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현재로서는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유추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이 후보자 배우자가 영종도 땅을 매입할 때 7.5억 원보다 비싸게 사고, 신고만 7.5억 원이라고 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는 7.5억 원에 영종도 땅을 산 게 맞지만, 양도소득세를 신고할 때는 실제 매입가보다 부풀렸을 경우입니다. 이 후보자가 볼 때 이 두 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면, 상세한 자료 제출을 국회에 해야만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2000년 매입 당시 30대였던 이 후보자의 배우자가 7.5억 원이라는 돈을 어디서 마련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6]
 

이 후보자 측 "청문회서 소상히 밝히겠다"

이 후보자 측은 영종도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만 유독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매매 전반에 대한 SBS 질의에 "청문회서 소상히 밝히겠다"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만약 청문회가 열린다면 이 후보자의 상세한 설명과 자료 제출을 기대합니다. 적어도 매입 시 금원, 매매 경위, 매도 시 세금 납부액에 대한 해명이 필요합니다.

박찬범 취재파일 사진 파일 첨부 [사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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