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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지도 눕지도 못한 10살 소녀…한국서 새 삶 찾았다

신경관 열린 '수막척수류' 환아 초청

앉지도 눕지도 못한 10살 소녀…한국서 새 삶 찾았다
▲ 척추뼈에 있는 신경 조직이 외부로 돌출돼 하반신 마비는 물론이고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했던 소녀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새 삶을 얻었다.

척추뼈에 있는 신경 조직이 외부로 돌출돼 하반신 마비를 겪고,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했던 필리핀 소녀가 한국에서 새 삶을 찾았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출생아 1천 명 중 1명 이하에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인 수막척수류를 앓던 필리핀 국적의 10세 소녀 조안나 바바란 요한나 린 푸엔테스를 초청해 치료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수막척수류는 척수를 둘러싼 척추뼈와 경막에 선천적 결손이 생기면서 신경 조직이 몸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입니다.

임신 초기 3∼4주 사이 닫혀야 할 척수관이 열려 태어날 경우 발생합니다.

척수관이 머리 쪽에서 닫히지 않으면 무뇌증이 나타나고, 허리 쪽에서 닫히지 않으면 수막과 척수가 외부로 돌출되는 수막척수류로 이어집니다.

조안나는 척수 신경이 등 부위에서 돌출된 상태로 태어나 하반신 마비와 근력 저하, 배설 장애를 겪어 왔습니다.

출생 직후 수술이 필요했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 시기를 놓친 채 약 10년 가까이 지내며 상태가 악화했습니다.

최근에는 돌출된 신경 부위의 통증이 심해지면서 휠체어에 앉는 것은 물론 침대에 눕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일상생활은 물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도 이어졌습니다.

필리핀 빈민촌에서 사역하던 이정현 선교사가 이런 사정을 세브란스병원에 전하며 치료가 추진됐습니다.

병원은 조안나를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해 한국으로 초청했습니다.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는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의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수술비 전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수술은 김동석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외과 교수가 집도했습니다.

김 교수는 돌출된 수막류를 척추 안쪽으로 되돌리고, 외부 자극으로 인한 추가 신경 손상과 통증, 감염 위험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조안나는 수술 전에는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현재는 바른 자세로 잠을 잘 수 있을 만큼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오랜 기간 신경 손상이 이어져 하반신 마비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휠체어에 앉을 수 있게 됐습니다.

조안나의 수술 비용은 JYP엔터테인먼트가 전액 후원했습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월 연세의료원과 국내외 취약계층 소아·청소년 치료비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 업무협약을 맺고, 현재까지 누적 7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부/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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