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미 의사당 폭동 사건.
이 사건을 다룬 BBC의 다큐멘터리 '파노라마'가 국경을 뛰어넘는 천문학적 소송에 휩싸였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방송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00억 달러, 우리 돈 14조 8천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BBC에 청구한 겁니다.
소장은 지난 15일 미국 법원에 제출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그들은 내가 애국심과 여러 좋은 가치들에 대해 한 아름다운 말들은 다 빼고 내가 하지도 않은 끔찍한 말들만 방송에 담았습니다.]
원고 측은 다큐멘터리 편집을 문제 삼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2021년 1월 6일) : 여러분, 함께 의사당으로 행진합시다.]
당시 "의사당으로 행진하자", "죽기 살기로 싸우자" 같은 서로 다른 시점에 나온 트럼프의 발언을 BBC가 교묘하게 왜곡 편집해 트럼프가 마치 폭동을 사주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엔 미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었단 주장입니다.
BBC는 지난달 초 이미 판단 착오를 인정하며 사과하고 사장과 보도책임자가 사퇴했지만, 악의적인 왜곡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소송에 단호히 맞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웨스 스트리팅/영국 보건장관 : 정부는 BBC가 독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저널리즘의 원천으로서 계속 높은 신뢰를 유지하기를 바랍니다.]
재판의 관건은 BBC에 '고의적 악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미국 법원이 영국 언론사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등입니다.
[마크 스티븐스/영국 미디어법 전문가 : 대통령은 공인으로서 오보로 인한 비판이나 고통을 감내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트럼프는 법적·금전적 승리보다는 정치적 승리를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명예훼손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미국 법원이 자국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에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취재: 곽상은, 영상편집: 김종태,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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