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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0' 중고차 수출 연 50만대…중국, 묻지마 수출 제동

주행거리 '0' 중고차 수출 연 50만대…중국, 묻지마 수출 제동
▲ 중국 전기차

중국이 자동차업체들의 출혈 경쟁과 과잉 생산 속에 늘어난 '0㎞ 중고차' 수출에 제동을 걸기로 했습니다.

차이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공업정보화부·공안부·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고차 수출 관리 강화 공작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내년 1월 1일 시행되며, 업계에는 한 달 반의 유예기간이 부여됩니다.

'0㎞ 중고차'는 실제로는 신차지만 출고 후 형식적인 등록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중고로 판매되는 차량입니다.

당국의 전략적 육성 아래 수십 개로 불어난 자동차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면서 신차 생산량이 중국 국내 수요를 뛰어넘고, 최근 수년 동안 재고가 쌓였기 때문입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공식 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2천769만 2천 대, 판매량은 2천768만 7천 대로 모두 전년 대비 10% 넘게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즉 전기·수소·하이브리드차는 생산량 1천301만 5천 대, 판매량 1천294만 3천 대를 기록했습니다.

차이신은 "0㎞ 중고차는 먼저 해외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했고, (중국) 국내 자동차업체가 재고와 과잉 생산 압력을 해소하는 경로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1만 5천 대 규모였던 '0㎞ 중고차' 수출량이 작년 43만 6천 대로 늘었고, 올해는 50만 대를 넘어설 거라고 추산했습니다.

중국에는 '0㎞ 중고차' 수출 상황을 보여주는 공식 통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0㎞ 중고차' 수출이 단순한 '대금-물품 동시 교환' 모델을 따를 뿐 별도의 '애프터서비스'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는 소비자의 불만을 사기 쉽고,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와 중국 자동차업계 평판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에 업계에선 중국 당국이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수개월 전부터 나왔다고 차이신은 전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새 방침은 '0㎞ 중고차' 수출을 완전히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엄격한 제약조건을 더한 것입니다.

'0㎞ 중고차'를 수출할 때는 자동차 제조사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사후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 정보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등의 의무가 생겼습니다.

업계 전문가인 리화이 하이상처과학기술 최고경영자(CEO)는 차이신에 "'0㎞ 중고차'는 '제살깎아먹기 경쟁의 산물로, 자동차 총생산량은 시장의 실제 수요를 넘어섰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업계에선 '도태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알아서 물러나려는 기업은 없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국내 자동차기업이 생존 압력에 직면했고 생산량이 시장 지위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므로 어쩔 수 없이 맹목적으로 늘리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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