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기 어려운 상대에게 제한된 시간 내 반드시 '필요한' 질문을 하기 위한 기자간담회. 비장한 긴장감마저 흐르던 분위기는 젠슨 황의 "당이 떨어졌다"는 말 한마디가 풀어냈다. 가까이 과자와 음료수를 두고 때론 입 안에서 우물거리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국내 여느 기자간담회에서도 쉬이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돌아다니며 기자들에게 막대과자를 권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도 그의 얘기는 단단하고 논리적이었다.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젠슨 황은 AI의 본질과 한국의 기회와 역할, 그리고 AI 기술 경쟁의 철학을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풀어놨다.
젠슨 황이 정의한 '피지컬 AI'…"AI는 이제 물리 법칙을 이해해야 한다"
젠슨 황은 '피지컬(Physical) AI'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가 말하는 피지컬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계산하거나 언어를 학습하는 차원을 넘어, 세상의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이는 AI가 현실 세계에서 로봇·자동차·제조 라인 등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실행형 지능(Embodied Intelligence)'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젠슨 황은 "인과관계, 관성, 운동량 같은 물리 세계의 법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AI는 진정한 지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식에서 행동으로, 알고리즘에서 실제 물리적 반응으로 나아가는 AI의 진화 방향을 가리킨다. 이는 엔비디아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로보틱스용 AI 플랫폼'과도 맞닿아 있다.
왜 한국인가…"한국의 주력 산업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야? SK하이닉스야?"…젠슨 황의 대답은
"Samsung and SK Hynix have different strengths. One is more focused and specialized, while the other is broader and more diversified. Focus has its advantages, and diversity has its advantages. We need both." ("삼성과 SK하이닉스는 각각의 장점을 갖고 있는데, 한 회사는 집중력에서 다른 한 회사는 다양성에서 강점을 보인다. 집중에는 집중력은 집중력의 장점이 있고, 다양성에는 다양성의 장점이 있다. 우리는 두 회사 모두 필요하다.")
젠슨 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을 "세계 최고의 파트너"라고 평가하며 "HBM3, HBM4 그리고 이후에 어쩌면 HBM97까지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은 기자간담회를 마치며 "AI는 인류가 만든 가장 복잡한 기술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려운 길을 스스로 걸어온 회사"라며 "고통 없이는 위대함이 없다, 그건 한국이 내게 가르쳐준 진리"라고 말했다. AI의 본질이 끊임없는 학습과 시행착오에 있듯, 젠슨 황은 한국인의 도전 정신을 AI 혁신의 원동력에 비유했다.
"And one thing I truly admire about Korean culture is its strength of character born through struggle. It's only through suffering that greatness is achieved." ("제가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련을 통해 만들어진 그 강한 성격(character)입니다. 고통을 통해서만 위대함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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