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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배춧값 안정세…다시 "김장 할래요"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작년 같은 경우에는 지금 김장값, 배춧값이 너무 비쌌었잖아요. 그런데 올해는 지금 배추 가격이 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올해는 그런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김장 비용이 전통시장에서 평균 37만 8천 원으로 작년보다 9.6%, 그러니까 10% 가까이 내려갔습니다.

올여름 초반에는 폭염이 있었지만, 8월 이후 기온이 안정되면서 배추는 23.7%, 무는 32% 떨어졌습니다.

가을 기온이 평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작황이 좋아진 덕분입니다.

고춧가루와 천일염 등 주요 재료도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고춧가루는 수입 물량이 늘고, 천일염은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내렸습니다.

결국 김장의 핵심 재룟값이 함께 떨어지면서 전체 비용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겁니다.

시장과 마트 간의 가격 차이도 뚜렷했습니다.

전통시장은 평균 37만 8천 원, 대형마트는 47만 7천 원으로 시장 쪽이 약 9만 8천 원, 20% 이상 저렴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나 강원은 운송비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비쌌고, 대구와 경남은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유통 구조나 물류비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러면서 직접 김장을 하겠다는 가구도 늘었습니다.

전체의 68%가 직접 담근다고 답했고, 시판 김치를 사겠다는 응답은 27%였습니다.

코로나 이후 줄었던 '가정 내 김장'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김장 비용이 좀 낮아졌다니까 이건 다행인데, 이게 배춧값만 싸진 건가요? 아니면 전체적으로 물가가 잡혔다는 얘기인 건가요?

<기자>

김장 비용은 확실히 좀 줄었지만 생활물가는 여전히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접 담그면 37만 원대이지만 절임 배추는 4% 올랐고, 시판 김치는 47% 비싸졌습니다.

최근에는 절임 배추, 절임 무 같은 반가공 제품을 이용하는 가정이 늘면서 완품보다는 부담이 덜하지만 직접 담그는 것보다는 여전히 비쌉니다.

또 김장은 계절성 품목이라 일시적인 가격 안정 효과가 크지만, 외식비나 커피값, 가공식품 같은 고정 지출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배추는 싸졌는데 계산대 앞에 서면 여전히 비싸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가격은 계절마다 변동이 크기 때문에 김장 비용이 내려갔다고 해서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합니다.

통계상 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의 간격,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경제 전문가들도 "농산물 안정이 일시적이라 11월 이후 물가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이 가격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할 텐데, 소비 심리가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하던데요.

<기자>

먼저 이 10월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109.8로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이 현재의 경기 상황과 앞으로의 경제를 얼마나 낙관하거나 비관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100을 기준으로 이 지수가 높을수록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점차 떨어지면서 체감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또 앞으로 1년 안에 집값이 오를 거라고 보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 같은지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물가가 다시 오를 거란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뜻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과 물가 안정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심리적인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렇게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소비 활동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경기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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