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어머니와 여동생을 흉기로 위협한 아버지와 몸싸움 끝에 살인을 저지른 30대 아들이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았습니다.
오늘(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3)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A 씨는 2017년 10월 필리핀 자택에서 모친과 여동생을 흉기로 위협한 부친을 프라이팬으로 가격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한식당 개업을 준비 중이던 부친은 공사 지연 문제로 가족들과 말다툼하다 딸(A 씨의 여동생)을 때렸고, 이에 아내가 항의하자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어 아내와 딸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부친의 칼을 빼앗으려 실랑이하다가 흉기에 양팔을 베였고, 이후 프라이팬으로 그의 머리를 내려친 뒤 목을 졸랐습니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6년으로 감형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부친이 유발한 가정폭력 상황에서 당황하고 격분한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범행 후 깊은 후회와 반성으로 수년을 보내왔고, 평생 피해자에게 속죄하며 남은 가족을 잘 돌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족이기도 한 어머니와 여동생은 A 씨에 대한 선처를 간절히 탄원하고 있다"며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더 이상 위협을 받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들며 A 씨의 정당방위 주장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