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투아니아 당국이 검사 중인 헬륨 풍선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인접국인 친러시아 국가 벨라루스에서 넘어오는 밀수용 헬륨 풍선을 격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풍선의 등장으로 수도 빌뉴스 공항 등이 마비되는 사태가 반복되자 이를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규정하고 나토와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루기니에네 리투아니아 총리는 현지 시간 27일 기자회견에서 군의 풍선 격추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루기니에네 총리는 "가장 엄중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방도가 없다"며 리투아니아가 동맹 간 긴급 협의를 위한 나토 조약 4조 발동을 검토 중인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벨라루스 국경도 외교관 등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폐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경 폐쇄를 얼마나 지속할지는 29일 결정할 방침입니다.
앞서 빌뉴스 공항에서는 상공에 밀수용 헬륨 풍선이 나타나 몇 시간씩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되는 상황이 이달 5일, 21일, 24일, 25일 등 최근 4차례나 반복됐습니다.
리투아니아는 밀수업자들이 담배 밀반입 수단으로 헬륨 풍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이런 행위를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루기니에네 총리는 벨라루스의 이런 행위를 다양한 심리적·정치적 수단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리투아니아의 판단을 지지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엑스(X)에 "밀수용 헬륨 풍선의 지속적인 영공 침범에 직면한 리투아니아에 유럽은 전면적인 연대를 표명한다"며 "이것은 불안정화, 도발이다. 이름 그대로 하이브리드 위협이다.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벨라루스는 오히려 리투아니아가 일방적 국경 폐쇄로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리투아니아의 국경 통제 조치를 도발이라고 비난하고 "담배 밀수를 위한 이런 풍선은 이미 오랜 세월 그곳을 날아다녔다. 그런데 아주 흥미롭게도, 그 어떤 외교적인 통보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벨라루스 정부는 민스크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대리를 불러 국경 폐쇄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