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
미군이 23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인근 상공에 공군 B-1 폭격기를 띄워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당국자와 비행 추적 자료에 따르면 이날 B-1 랜서 폭격기 2대가 텍사스주 다이이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베네수엘라 근처까지 비행했습니다.
폭격기는 국제 공역을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B-1은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약 34t의 폭탄을 탑재합니다.
또, 해상 감시 임무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앞서 미 공군과 해병대는 지난주에도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 한 섬 주변에서 B-52 폭격기와 F-35B 전투기를 동원해 비슷한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폭격기들은 해당 지역 상공을 돌고서 미국으로 복귀했습니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비행을 모의 공격을 시범으로 보여주는 '공격 시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군이 남미 인근에 폭격기를 띄우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통상 연 1회 정도의 훈련 임무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폭격기를 동원한 임무를 더 많이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방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전현직 공군 관계자들은 미군이 띄우는 폭격기가 마약 유통·생산 시설 타격에 사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군은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출신 마약 밀매범을 소탕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 같은 군사 작전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9월 초 이후 카리브해에서 고속정과 잠수정을 대상으로 최소 9회의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카리브해가 아닌 동태평양에서도 선박 2척을 공격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곧 지상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다음 목표로 지상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나라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사람들을 그냥 죽일 것"이라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대한 불법성 논란이 있지만 미군 병력은 베네수엘라 근처에 대규모로 집결해 추가 행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남미 군사작전의 명분을 마약 밀수 단속으로 내세우지만 미국 안팎에서는 실제 목적이 특정국 정권 교체나 길들이기에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노린다고 비난하며 해안에 병력을 배치해 잠재적 공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법 마약 수장'이라고 비난받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미군이 국제법을 위반하며 살인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사진=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