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지법
사업 관계로 만난 지인을 차로 들이받아 살해한 60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백상빈 부장판사)는 어제(1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2)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은 가장 존엄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은 범행 수법이나 경위, 동기 등에 비춰 죄질 역시 불량하다"고 꾸짖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과 합의한 피해자의 유족이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A 씨는 지난 6월 9일 오전 11시 5분 군산시 옥서면의 한 도로에서 승합차로 B(50대)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초 이 사건은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교통 사망사고로 알려졌었습니다.
경찰은 조사 초기 B 씨가 홀로 승합차를 몰다가 보호난간(가드레일)과 전신주를 차례로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차 안에서 수풀로 튕겨 나가 숨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A 씨가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나면서 사고 장소에는 B 씨의 시신과 승합차만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이러한 판단을 뒤집는 충격적 진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비춘 CCTV에는 승합차를 몰던 B 씨가 차에서 다급히 내리자 조수석에 있던 A 씨가 운전석으로 옮겨 탄 뒤,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교통사고를 살인사건 수사로 전환하고 범행 9시간여 만에 군산의 한 도로에서 A 씨를 붙잡았습니다.
A 씨는 "B 씨와 함께 동업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사업에서 나를 배제했다"며 "차 안에서 B 씨와 다투다가 둔기를 휘둘렀는데, 그가 밖으로 몸을 피해서 홧김에 차로 들이받았다"고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사진=전주지법 제공, 연합뉴스)